"美 신용경색 시작"…침체 경고한 연준
조달비용 높여 경제 악화
소비 전망도 1년반 새 최악
은행 "기업 대출기준 강화"
G7도 예금 유출 대책 마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발 은행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을 경고했다. 또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위기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준은 SVB를 비롯해 최근 미국 지역은행 네 곳이 파산한 뒤 발행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급격한 신용 위축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잠재적으로 경제활동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실버게이트은행, SVB,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한 데 이어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마저 붕괴하면서 지역은행에 대한 불안이 다른 금융기관의 신용 공급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 신용도, 자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은행 및 다른 금융기관의 신용 공급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며 대출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또 연준은 은행권 불안이 연쇄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은 "비금융회사의 이익 감소로 일부 기업의 재무적 스트레스와 채무불이행이 늘어날 수 있다"며 "특히 회사들은 부채가 많기 때문에 사업이 잘 안되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발간의 일환으로 연준이 시장 전문가와 학계 등 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은행권 불안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치는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스트레스가 2022년 11월 12%에서 이달 56%로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 은행권의 잠재적 취약성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 적어도 신용 긴축(credit squeeze)은 시작됐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준의 은행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SLOOS) 결과 지역은행 붕괴 여파로 은행권에서 이미 대출 기준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형 은행 80곳과 미국 내 외국 은행 2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46.1%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준은 상업용 부동산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영역이라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준은 "부동산 가치의 조정 규모가 상당할 수 있어 이는 상업용 부동산 부채 보유자인 은행, 특히 중소규모 은행의 신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다. NYT는 연준의 언급에 대해 전면적 경고라기보다 조용한 경계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가 지갑도 함께 닫을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연은이 발표한 올해 4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 1년 후 소비지출은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3월(5.7%)보다 0.5%포인트 둔화됐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은행발 위기에 대응하고자 주요 7개국(G7)도 금융기관 안정을 위한 공동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달 11~13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대응 등을 의논한다. 예금보험 한도 확대와 유동성 규제 강화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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