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럽에 첫 생산거점 짓는다
호주 이어 2번째 해외 공장
러·우 전쟁 후 늘어난 수요
동유럽 거점서 대응하기로
폴란드도 "현지생산 요청"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 하반기 중 폴란드에 사상 첫 유럽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한국 방산의 최대 수출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법인을 추후 유럽 현지 생산기지로 확대해 유럽은 물론 중동 수출 물량까지 담당하는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9일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내 재래식 무기 수요가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할 거점을 현지에 마련할 예정"이라며 "한국 무기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는 폴란드가 유럽법인이 들어설 국가로 낙점됐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주)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분산돼 있던 방산 사업을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따라서 이번 유럽법인 설립은 한화의 방산부문 통합 이후 첫 번째 해외 거점 마련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해외 진출 등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미국 코네티컷과 베트남 하노이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데 이곳에선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 중이다. 자주포, 장갑차, 발사대 등 무기는 모두 국내 창원 공장에서 제조한다. 호주 빅토리아주에 자주포와 장갑차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첫 해외 방산공장을 짓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내 첫 생산거점으로 폴란드를 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 국가에서 재래식 무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하반기 폴란드와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 8조2000억원 규모 무기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에 K9 자주포, 천무에 이어 차세대 장갑차인 레드백을 수출하는 협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는 현재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데 올 하반기 추가 무기 판매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7월 기본 계약 당시 K9 자주포 648문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중 1차 실행 계약 물량인 212문을 국내에서 생산해 현지로 공급 중인데, 폴란드 정부는 나머지 400여 문은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폴란드는 궁극적으로 한국 방산 기업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폴란드 생산거점이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방식으로 설립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갑차 레드백 수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 때문에 현지 생산시설 건설 시점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독일 제품과 한화 레드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생산시설이 중동 수출 물량 일부를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통신 SPA는 지난해 3월 사우디 국방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천무 체계를 도입하는 8억달러(약 1조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한화 측에선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았지만, 올 4월 사우디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천무가 배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도 예멘 후티 반군 퇴치를 위해 2차례에 걸쳐 1조6000억원 상당의 천무 수출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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