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외교 공방…與 "한일관계 개선" vs 野 "굴욕 외교"
기사내용 요약
독도 영유권 문제, 과거사 문제 등 집중 질의
與 "정상회담, 최고의 성과" 野 "얻은 게 없어"
[서울=뉴시스] 하종민 최영서 기자 = 윤석열 정부의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등 연이은 외교 결과를 두고 여야 간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윤 정부의 외교에 대해 '굴욕 외교'라며 얻은 것이 없는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 한미동맹 강화를 이뤄냈다며 성과 부각에 주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는 9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 통일부 대상의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보면 거의 낙제점"이라며 "그 중 그나마 외교가 다른 분야에 비해서 높은 점수, 제일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다른 과목보다 잘 봤다고 자랑해도 되나"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와 관련한 사과에 대해 '진전된 표명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데 가슴이 아프다. 2015년 아베 담화와 비교해도 오히려 후퇴했다. 1990년 아키히토 일왕은 '통속의 염'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냥 '가슴 아프다'는 제3자 시점의 발언을 듣고 진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일본이 안보 3문서를 개정하면서 독도 영유권을 안보문서에 기재했다. 한일간 일본이 '한국과 안보협력을 하겠다'고 하면서 군사활동이나 또는 군사적 분쟁의 대상으로 삼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다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바치면 안 된다는 지적을 해달라"고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에게 요청했다.
그는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가 오면 '최소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이야기를 해주겠구나' 바랐던 것이 외교부다. 국민들도 그런 바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껍데기 외교, 굴욕 외교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퍼주기만 하고 얻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조금 전 일본 경제산업상이 '한국 시찰단의 오염수 평가는 안전성 평가는 아니다. 검증작업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검증하겠다 평가하겠다' 이렇게 발표하고, 저쪽은 아니라고 하면 그런 엇박자가 어디있나"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워싱턴선언이라고 하는데 통상 정상급 회담 이후에 선언이라고 하면 근자에 없었던 방법으로 방향을 제시하거나, 합의가 있을 때 선언이 되는 것"이라며 "아무리 봐도 선언이라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 세 가지 정도다. 그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정부에서 가치외교라는 미명 하에, 평화와 균형 외교의 축이 지금 깨지고 있다. 상당히 위험하게 가고 있다고 저는 진단을 한다.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에 대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마치 한미일 vs. 중러북 이런 식의 갈등과 대립구도로 판을 짜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추구해 왔던 평화와 균형의 가치들이 유지될 수 있을까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여당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고, 주요 동맹국과 북핵 위협에 대비한 안보 협력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1년 간의 외교 성과에 대해 "실제로 한 것보다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정부 여당이) 홍보를 덜 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으로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을 언급, "(일본과) 과거사 문제도 있지만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시찰단을 파견한다, 등이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장 차관도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불안감을 완화시킬 중요한 계기가 됐다. 히로시마 위령비 공동 참배는 과거 식민 지배 당시 희생 당한 한국 분에 대한 일본 측의 하나의 마음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정진석 의원도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일관계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의 한일관계는 완전히 혹한의,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는데 윤석열 정부 1년이 지난 즈음에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다시 훈풍이 부는, 전진의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고 비교했다.
전날 한일의원연맹 간사 자격으로 기시다 총리를 면담한 정 의원은 "독보적인 아시아에서의 G7 지위를, 일본이 한국에 나눠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갖고 기시다 총리에게 질문드렸는데 제가 느낀 감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히로시마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고, 이런 계기가 G8 가입으로 가는, 아주 결정적인 계기로 활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이번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의 주 의제는 안보협력분야"라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보공유, 위협탐지기능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한미일 안보협의체를 신설할 수 있다라는 발표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는 다소 섣부른 전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차관은 "아직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미관계, 한일관계가 그 전보다 업그레이드돼 있으니까 좀 더 진전된 게 나올 거라 본다"고 답했다.
또 정 의원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워싱턴 선언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 억제를 위한 최고의 성과를 냈다"고 치켜세웠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한일관계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한일 외교를 잘하고 있느냐, 못하고 있느냐, 이것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한일관계를 어떻게 했느냐, 2개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 죽창가, 일본 상품 불매운동 이런 식으로 강경책으로 나갔다. 그러는 바람에 한일 정상이 2019년부터 3년 가까이 아예 만나질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지소미아(GSOMIA) 정상화,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복원된 점 등을 언급하며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를 향해서는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국민에게 홍보할 때 이렇게 비교를 한 번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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