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단지 ‘칠엽수’를 아시나요…아까시보다 꿀이 1.7배 ↑

가로수·정원수로 알려진 칠엽수와 꽃(원안), 국립산림과학원은 칠엽수가 국내 대표 밀원 수종인 아까시나무보다 꿀 생산량이 1.7배 많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가 아까시나무보다 꿀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돼 새로운 밀원 수종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을 끈다.

9일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칠엽수의 꿀 생산량을 조사했더니 한그루(키 15.7m, 흉고직경 61.5㎝)에서 806g의 꿀을 채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칠엽수는 칠엽수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15~30m 정도까지 자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심는 가로수 가운데 하나지만, 국내에선 공원이나 대학 등의 정원수로 주로 활용된다. 나무의 높은 키가 도로변 전깃줄과 엉킬 우려가 큰 탓이다.

칠엽수는 생김새는 마로니에와 비슷하지만, 마로니에는 꽃잎에 적갈색 털이 있어 칠엽수와 구분된다. 산림과학원은 칠엽수의 개화 시기는 5월3~14일 사이 13일 정도이고, 꽃은 2.5일 동안 피었다가 3일째에 떨어졌으며 개화 초기에 꿀벌을 유인하기 위해 꽃잎 중간에 노란색 밀표(허니 가이드)가 발달했다가 꽃꿀(화밀) 분비가 끝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밀원 식물 고유의 특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칠엽수의 꽃 하나는 개화 첫날 0.61㎕(마이크로 리터), 둘째 날 0.26㎕, 셋째 날 0.13㎕ 등 평균 1.0㎕(마이크로 리터)의 화밀을 분비했다. 산림과학원은 칠엽수와 국내에서 꿀이 많기로 알려진 대표적인 밀원 수종인 아까시나무가 1㏊에 80그루씩 있다면 꿀 채취량은 64㎏ 대 38㎏으로 칠엽수가 1.7배 많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9일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칠엽수의 꿀 생산량을 조사했더니 한그루에서 806g의 꿀을 채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과학원 산림특용자원연구과 나성준 박사는 “기상 변화로 전국에서 봄꽃 피는 시기가 비슷해 지면서 이동식 양봉 대신 고정식 양봉이 가능하도록 시기를 달리해 꿀벌이 꿀을 딸 수 있는 밀원 단지를 조성하는 연구가 중요해 졌다”며 “꿀 생산량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하므로 반복 조사가 필요하지만, 전선을 지중화하는 지역이 늘고 있는 만큼 칠엽수를 가로수로 심어 밀원으로 활용한다면 고정식 양봉에 필요한 밀원 단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