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잇단 러브콜…포항, 2차전지 거점 '우뚝'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5. 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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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5조5천억 투자유치
에코프로 등 생태계 구축 속도
배터리 핵심 양극재 지역 매출
2030년까지 70조원대 달할 듯
市, 내달 특화단지 선정에 집중
2차전지 소재 유통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포항 영일만항. 포항시

경북 포항시가 2차전지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인 5조원이 넘는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포항시는 2차전지 산업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9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포항시가 국내외 2차전지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유치 금액은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포항에 있는 에코프로그룹과 포스코퓨처엠 등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국내외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업별로는 에코프로그룹이 2조원, 포스코퓨처엠과 중국 저장화유코발트가 총 1조7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에코프로그룹은 현재 포항에 양극재와 전구체(양극재 중간 소재)를 모두 생산하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2차전지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저장화유코발트는 2002년 설립된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이자 세계 3위의 전구체 생산 기업이다. 니켈, 코발트 등 원료 채굴부터 배터리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세계 전구체 생산 1위 기업인 중국 CNGR은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영일만4산업단지 내에서 전구체 10만t, 니켈 정제 25만t 생산을 위한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가 2차전지용 산소플랜트 건설에 1000억원, 동국산업이 2차전지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 생산설비 건설에 1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가 결정된 금액만 현재까지 12조원에 달한다"며 "이들 기업이 입주할 용지도 200만㎡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포항시는 에코프로그룹과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투자 덕분에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생산과 함께 양극재 매출액만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심장'으로 불리며 출력, 용량 등 성능을 좌우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현재 포항의 양극재 생산량은 연간 15만t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2차전지 기업들의 포항 지역 투자는 연구개발과 인력 확보, 지리적 강점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항은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연구센터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등 연구개발기관이 집적화돼 있고 포스텍과 마이스터고 등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잘 갖췄다. 항만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한 2차전지 소재의 유통망, 운송망 구축 등도 강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포항시는 다음달 결정될 예정인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극재 산업 성장에 대비해 대량 생산시설 집적화가 필요한 만큼 포항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거점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포항시는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2차전지 소재·부품 생산에서 배터리 생산, 재활용에 이르까지 동남권 일대 전기차 분야의 전 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글로벌 2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원활한 투자 지원을 위해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며 "포항이 대한민국 2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견인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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