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이 소니 제쳤듯 현대차도 도요타 넘어봐라
정부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시행령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K칩스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반도체와 전기차 등 국가전략기술에 투자하면 최대 25%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다. 시행령에는 전기차 생산설비도 공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공장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도 전기차에 대해 전폭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시장 판도가 전기차로 바뀌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2035년엔 전 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 10대 중 9대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는 일본 도요타, 2위는 독일 폭스바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올 1분기에는 고가 차량 판매가 크게 늘며 영업이익도 도요타를 앞질렀다. 하지만 전기차 점유율은 7위에 머물러 있다. 도요타를 따라잡으려면 전기차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06년 TV 시장 판도가 LCD로 전환되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소니를 꺾고 1위에 올랐다.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똑같은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 현대차가 2026년 세계 1위로 도약할 것이라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에 비해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빈약한 것은 약점이다. 배터리는 한국이 세계 최강이지만 전기차 부품 경쟁력은 떨어진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자국 전기차 보호를 위한 각국의 정책도 불리한 점이다. 올 1분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대 업체 중에 현대차그룹만 판매가 2% 넘게 감소한 것도 IRA에 따라 보조금을 받지 못한 여파가 크다.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지만 가동 전까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는 현대차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산업에 2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데 100년 만에 맞은 대격변기를 세계 1등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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