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해자는 이름도 바꿨는데, 박원순 미화 다큐 만든 진보의 反인권
성추행 피소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가 오는 7월 개봉된다.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공개한 포스터에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예고 영상에는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등장하는데,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네일아트한 손톱을 만졌다는 피해자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며, 박 전 시장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를 2021년 발표했다. 비서에게 시장의 샤워 전후 속옷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게 한 서울시 관행과 사건 인지 후 미흡한 피해자 보호 조치로 인한 2차 피해도 인정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도 지난해 1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도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은 인권위 조사와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박 전 시장을 희생양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망 자체가 유죄 인정으로 받아들여졌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9년간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며 대권 후보로 거론되던 유력 정치인이었던 반면, 피해자는 하위직 공무원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위계 관계임이 명확하다. 오히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반론권을 감안해 사실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는 이름까지 바꿔야 할 정도로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반성과 사죄는커녕 피해자 코스프레에 나서는 것이 진보 세력의 민낯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인권을 외치던 그들이 반인권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박 전 시장의 묘가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기습 이장되기도 했다. 사건 당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용어까지 만들어 가해자를 두둔하던 그들에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지만, 사과도 없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시도는 멈춰야 한다. 피해자의 상처를 덧내고 민심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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