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측은 우리가 1위”…삼성종기원 출신들이 만든 이 회사

김현아 2023. 5.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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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AI시스템 완성한 개발자들이 설립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들이 많아
AI 예측 엔진 자체 개발, 교통흐름 제어와 질병예측에 활용
딜로이트컨설팅에서 투자 받아..해외 진출도 준비중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고영남 뉴로다임 대표

“인공지능(AI)예측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합니다. 학습데이터의 양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AI 영상인식과 달리, 아직 AI 예측은 전용 AI 모델이 없죠.”

고영남 뉴로다임 대표는 회사의 핵심 기술을 설명하면서, AI 예측 엔진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기술의 진입장벽 때문이라고 했다. AI 영상인식은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없는 중국이나 영어 데이터가 풍부한 미국 기업을 이기기 쉽지 않다. 하지만, AI 예측 분야는 다르다는 얘기다.

한국 최초의 AI시스템 완성한 개발자들이 만든 회사

뉴로다임은 한국 최초의 AI시스템을 완성한 삼성종합기술원 연구팀이 주축이 된 회사다. 삼성종기원에선 손으로 쓴 글씨를 AI가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삼성데이타시스템(삼성SDS)이 상업화했다. 고영남 대표(CEO)와 김욱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995년 당시 7명이었던 해당 팀에서 선후배로 일했다.

20년도 전에 AI팀을 뒀던 삼성이 AI 연구를 지속할 수 없었던 이유는 컴퓨팅 파워 부족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도 훌륭한 논문들이 많았는데, 이를 증명하려고 AI 학습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켜 놓고 퇴근하면 CPU를 다 잡아먹어 더는 연구할 수 없었다”면서, 고 대표 역시 모토로라연구소로 이직해 데이터마이닝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고영남 대표와 김욱 CTO가 뭉쳐 회사를 만든 건 2016년. 세계 시장 1위 아이템을 찾다 예측 기술에 꽂혔다. 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AI모델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구글과 MS 정도인데 예측은 전용 모델이 없다. 소스코드는 더 존재하기 어렵다”면서, 2018년 뉴로다임 자체의 AI 예측엔진을 개발해 NHN 등 국내 유수 기업에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AI 교통흐름 제어, AI 질병 예측에 집중

뉴로다임이 개발한 AI 예측 엔진은 △주가 예측에 적용했더니 79.8%의 정확도를 달성했고(국내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회사들 정확도는 70%초반), 이러한 예측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교통흐름 제어시스템(AITCS)을 개발해 국토교통부 AI교통흐름제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 △AI 예측으로 구조물을 관리하는 시스템(AISIMS)을 개발해 영종대교 등에서 테스트하고 △AI 질병 진단·예측 플랫폼(AITHENON)을 개발해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있다.

고 대표는 “적용 분야는 다양하나 핵심 기술은 AI 예측엔진”이라면서 “이를테면 AITHENON은 의사가 환자의 유방암을 진단하고 예측하려 할 때 드래그앤드롭으로 해당 환자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넣으면 자동으로 학습해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지 등을 예측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치료는 살이 빠지고 구토를 유발하는데,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유방암 환자가 3분의 1이나 된다는 독일 논문이 있다”면서 “AI 예측기술이 한국의 높은 의료 기술과 접목되면 클라우드 위에서 전 세계 어디에 있는 환자라도 병을 예측해줄 수 있어 외화벌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했다.

뉴로다임은 AI교통흐름 제어에도 관심이다. 그는 “지금은 교차로에서 신호제어를 교통경찰관이 하는데, 교차로 간 영향까지 고려하려면 무전기로 서로 교신한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특허 등록한 AITCS는 광역단위로 실시간 신호제어가 가능하다. 새벽 늦게 퇴근하는데 도로 위에 차가 없다면 신호체계를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컨설팅과 해외 진출도 준비중

뉴로다임은 부산에 교차로 제어용으로 설치했고, 국내 1만 2천 개 이상 되는 교차로에 AI 신호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는 일도 추진 중이다.

고 대표는 “AI 교통신호 제어는 스마트시티에는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면서 “국내 A 대기업과 교통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교통흐름 제어도 연구하고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에서 우리 기술을 좋게 봐줘서 투자도 받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뉴로다임은 전 직원 12명에 계약직 직원 1명이 있는 작지만 강한 AI 기술회사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들이 많다.

챗GPT 출시로 AI 개발 속도전이 치열한 가운데, 글로벌 수준의 기술 개발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뭘까.

고영남 대표는 “사실 GPT-2가 나왔을 때 ‘역시 안되지? 모델을 키워서 해보던 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픈AI와 MS가 컴퓨팅 파워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1750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진 GPT-3.5가 나왔다”면서 “AI 인력은 우리나라도 훌륭하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구글 연구소 같은 컴퓨팅 파워를 이용할 수 있게 몇 조원을 투자해 주든지, 아니면 의료 등 버티컬 AI 서비스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질 좋은 의료데이터를 구축하고 개방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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