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외국인 지분율 4년래 최저···‘에코프로 형제’ 향방은
2차 전지 관련주 에코프로에 대한 주가 과열 논란에 외국인들이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평가 부담을 느낀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외국인 지분율은 4.96%로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5%를 밑돈 것은 2019년 3월7일(4.47%) 이후 처음이다. 연초 7.18%였던 에코프로의 외국인 지분율은 상승세를 거듭해 2월 중순 한 때는 14.44%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편 에코프로의 주가는 외국인 지분율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급등을 지속해왔지만 지난달 과열 우려가 잇따르면서 최근 내림세를 보였다. 전날 기준 에코프로의 종가는 63만8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11일 종가(82만원) 대비 22.20% 떨어져있는 상태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고평가 논란이 나오던 가운데 지난달 12일 하나증권이 에코프로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전격 하향하자 우려가 증폭됐다. 당시 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현재 기준 좋은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2차전지 종목들이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까지는 추가 수주 등 뚜렷한 상승 요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2차전지 업종의 단기 이익 추정치를 바꿀만한 펀더멘털 요인은 어떤 것도 없었다”며 “지난달 주가 수익률도 이전 3개월과 달리 일방적인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만들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종목에 대한 확증편향이 강한 시장에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보다 수급이 지배하고 있지만, 이런 형태가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펀더멘털보다 주가의 그림자만 보고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가가 여전히 과열 구간이라고 판단한 증권가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판단투자 의견을 하향하는 리포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일제히 ‘매수’에서 ‘중립(보류)’로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거의 제시하지 않아 시장에서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중립)로 낮추면서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는 적정 밸류에이션 밴드를 넘어선 단기적 과열구간”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펀더멘털(기초여건) 요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하나증권에 이어 2번째 ‘매도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투자의견을 매도(reduce)로 하향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는 2030년까지의 예상 성장이 반영된 상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외국인 유입에 힘입어 주가도 올해 들어 17.9% 오른 상태다. 올해 외국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8조15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외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대부분 삼성전자 순매수로 설명된다”면서 “한국 증시에서는 외인 수급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받쳐주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25분 현재 에코프로는 전일대비 1만2000원(-1.88%) 내린 62만6000원,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대비 6500원(-2.69%) 내린 23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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