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작가 깜짝 변신…그의 렌즈에 포착된 땀동네 가보니?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땀동네’라는 제목의 작품이에요. 달동네라 부르기 싫어서 제목을 땀동네라고 지었죠. 실제로 저기를 걸어 다니면서 땀을 정말 많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달동네라는 의미를 사전적으로 찾아보면 빈민, 가난 이런 의미가 나오는데요. 여기서 치열하게 살아오셨던 분들에게 실례되는 말이라 생각해요. 여기를 일궈오시고 살아오시고 지켜주신 분들에 존경심을 담아 그들의 땀을 좀 더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땀동네라 지었죠. 이름도 귀엽잖아요.”
사진작가 ‘유연’이 9일 오후 2시30분 부산 영도구 피아크 2층 ‘스타트플러스 부산(StART+ 부산)’에서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배경으로 찍은 자신의 최애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대중에게 아이돌 그룹 ‘위너’ 멤버 강승윤으로 더 유명하다. 유연은 10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이곳에서 부산 첫 전시 ‘하늘지붕’을 연다.
그는 사진작가로서 유연이란 이름을 내건 것과 관련해 자신의 다른 자아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 “저는 평소 연예인, 가수 강승윤으로 살아왔는데, 이것과 달리 사진을 찍을 땐 저의 무의식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강승윤이란 사람의 진심에 더 다가간 자아가 아닐까 싶어요.” 이어 “해외 활동 이름이 윤(Yoon)인데 이를 풀어서 써보니 유연(Yooyeon)이 되더라구요. 또 제 사진이나 삶의 자세가 유연이란 말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서울에서 같은 이름의 전시를 마치고 부산에서 첫 전시를 열면서 부산에 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전시를 위해 부산에 올 때 느꼈던 설레고 긴장된 기분도 숨기지 않았다.
“제 고향이 부산이에요. 사진 작품 대부분도 부산에서 찍었죠. 이를 부산 사람들에게 먼저 보여줬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내가 본 부산을 부산 시민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죠. 내가 예전에 본 부산과 지금 본 부산은 다른 부분도 있고 비슷한 것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라 너무 당연해서 아름답지 않아 보일 수 있는데 부산은 너무 멋있고 아름다워요. 글로벌 팬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내 고향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인정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의 첫 출사 장소도 부산이다. 그는 어느 장소를 찍어야지 해서 작품을 담아본 적이 없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인생 처음으로 홀연히 기차를 타고 고향 부산으로 향했다.
“제가 부산에서 살던 당시의 키 높이에서 보던 부산과 지금 부산이 다를까 아니면 같을까 이런 걸 담고 싶었습니다. 작품 상당수를 부산에서 찍었죠. 저에겐 의미가 깊습니다. 아직도 여전한 것이 있어서 고맙기도 했고, 너무 사랑하던 것이 시간이 흘러 사라져 마음이 아프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이런 것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그는 이어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장소부터 직전 살고 겪었던 장소까지 제가 가진 제일 편한 신발을 신고 하루에 4, 5시간 계속 걸어 다니면서 사진을 담았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부산이 고향인 점도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가장 저다운 시선을 담기 위해 부산을 선택했죠. 이 자체가 가장 큰 영향입니다. 또 첫 개인전의 시작이 부산에서 출발한 게 의미가 있습니다. 저의 시작은 부산이었고 제가 자라 온 곳이 부산입니다. 저도 모르는 제 감정을 고향인 부산이 끌어내 줬습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제 고향에 관한 감사함이 많이 올라왔던 그런 시간이 됐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유독 흑백 사진이 많은 이유와 관련해서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제가 흑백 사진을 좋아합니다. 흑백 사진을 보면 이때 하늘 색깔, 건물 색깔, 날씨 등등이 어땠을까 이런 걸 상상하게 합니다. 관객에게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상상해 보게끔 하고 싶어서 흑백 사진이 많습니다.”
그는 향후 작품 활동과 관련해서는 “이 시점에서는 2개월간 전시를 우선 잘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께 좋은 에너지나 아이디어를 던질 수 있는 그런 전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가수 강승윤으로 사진작가 유연으로 조금 더 나를 보여줄 기회와 시간이 있다면 계속 문을 두드릴 생각입니다.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 고향 사람들이 저를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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