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내장 세척' 무슬림 노동자..사업장 옮기게 돼

[전주MBC 자료사진]

공장에서 돼지 내장 세척을 맡게 돼 고통을 호소했던 무슬림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길 수 있게 됐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종교적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요청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거부 당한 방글라데시 이주 노동자 하이 압둘 씨가 최근 공장 측과 합의해 다른 사업장으로 옮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압둘 씨는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화장품 관련 생산 라인인 줄 알고 고용허가제를 통해 해당 공장에 취업했지만, 무슬림으로서 금기시되는 돼지 내장 세척 작업이었다"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부는 압둘 씨의 사업장 변경 요구에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 대우'라는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해왔습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전히 사업주 동의 없이는 사업장 변경이 어려운데다 노동부가 이주 노동자의 편에서 직권 변경 사유를 적극 해석해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노동자가 무슬림으로서 하기 어려운 순대 제조 작업에 배치됐다는 진정에 대해 '종교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장 배치나 변경 불허는 차별의 소지가 있다'며, 압둘 씨의 사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입장과 상반되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