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만하면 대박… 해외시장 접수 노리는 토종 탈모치료제
중외제약 모발재생 신약 후보에
종근당·대웅제약 주사형 치료제
올릭스·유유제약 임상준비 착착
탈모로 고통받는 이들이 매년 늘면서 치료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이는 24만3000여 명으로, 2020년 23만3000명에서 1만명이 늘었다. 탈모는 유전적 요소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원인인 남성형탈모, 원형탈모, 여성형 탈모, 지루성두피염이 원인인 지루성 탈모 등으로, 적극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탈모 치료제는 6개월 이상 오래 복용해야 하는데다, 성기능 저하, 우울증, 간 기능 이상 등 부작용 문제가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부작용 없는 탈모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초대박이 확실하지만 지금까지 부작용 없이 말끔하게 고쳐주는 치료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상용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업들은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치료법을 바꾸거나 전혀 새로운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탈모치료제로는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먹는(경구)약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가 있다. 미독시딜은 부작용으로 피부가 가렵거나 붉어질 수 있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다모증이나 저혈압 증상도 있다.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은 발기부전, 남성의 유방 멍울 등이 보고되고 있다. 두타스테리드도 소화불량, 발기부전, 피부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위 세가지 치료제와 완전히 다른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중외제약의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는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윈트(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아직 전임상 단계라 품목허가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동물실험 등으로 볼 때 안드로겐성 탈모증, 원형 탈모증 같은 증상에 효과적이고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윈트 2022' 학회에 참가해 JW0061의 전임상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JW0061이 모유 세포에 있는 GFRA1 단백질에 직접 결합해 윈트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는 작용 기전을 확인했다. 이는 발모 작용기전을 규명한 저분자 약물의 최초 보고 사례라는 게 중외제약의 설명이다.
바이오벤처 기업인 올릭스와 프롬바이오도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올릭스는 남성형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인 'OLX7202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올해 3월 승인받았다. 이 회사는 원천기술인 cp-asiRNA 플랫폼을 이용해 안드로겐 수용체의 발현을 줄이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성기능 약화나 우울감 등의 부작용이 적어 여성 환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롬바이오는 모유두세포로 분화시킨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실험 결과 누드마우스의 머리 부위에 프롬바이오의 분화세포를 1회 주사한 결과 4주차부터 털이 자라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1차 대표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의 제형을 바꾼 주사형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다. 종근당의 'CKD-843'은 탈모치료제 성분 두타스테리드를 쓰지만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주사형 탈모치료제는 국내에 없다.종근당 관계자는 "(주사형 탈모)치료제에 대해 현재 위험성이나 약물 안전성 시험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치료제는 장기 지속형으로 투여를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치료법으로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피나스테리드)'의 임상을 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경구제와 달리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돼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유유제약은 남성 탈모치료제 'YY-DUT'의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두타스테리드의 3분의 1 크기로 제형을 변경한 것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탈모를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아직 미국과 유럽에서는 두타스테리드의 탈모 처방 허가가 나지 않은 만큼 유유제약의 신약 개발이 기대를 모은다. 유유제약은 2024년 본격적으로 탈모치료제 임상을 시작해 2026년 출시한다는 목표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탈모치료제의 경우 남성에선 발기부전 등 부작용이 있고, 호르몬 작용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 보니 여성은 남성과 같은 탈모치료제를 못 쓰는 경우가 있어 시중에 판매 중인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탈모 시장은 연평균 8.1%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5년 뒤인 2028년 142억달러(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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