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학] "5시간 미만 수면 후 운전, 음주운전과 같아"

英, 졸음운전 처벌 법제화 움직임

게티이미지뱅크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고 운전하는 것이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호주 교통안전국 연구팀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같은 분석을 전했다. 연구팀은 졸음운전과 관련한 61개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메타 분석은 단일 주제를 조사한 여러 연구들을 요약해 비교하는 분석법이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앤 사이언스 오브 슬립'에 지난달 4일 공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한 운전자의 경우 교통사고 발생률이 5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운전자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졸음운전 위험성을 높이는 수면시간의 기준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는 음주운전의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5%로 잡고 있다. 0.05%를 넘어갈 경우 교통사고 발생률이 2배 증가한다. 연구팀은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고 운전하는 것이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한 법안 입법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크 얀 디즈크 영국 서리대 수면연구센터 교수는 “영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차량충돌 사고의 20%가 졸음운전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5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았다면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하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면 연구자들은 사고 발생 시 음주 여부를 파악하는 것에 이어 숙면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숙면 여부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는 혈액 내 바이오마커 5개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교통부는 "운전자는 도로에서 깨어 있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피곤할 때 휴식을 취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영국 정부는 숙면 여부 테스트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항상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