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 80만→127만개? 수익 못 냈다→9~10억 벌어
[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
수십억원대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보유했던 가상자산이 알려진 것보다 1.5배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추가되고 있다. 전날 입장문에서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던 김 의원은 늘어난 재산이 설명되지 않자 ‘9~10억원 정도 수익 실현을 했다’고 추가 해명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이날 김 의원의 클립(KLIP·카카오가 제공하는 지갑서비스 명칭) 주소를 특정하고, 이를 토대로 김 의원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전날 김 의원이 클립의 잔고를 공개했는데, 소수점까지 잔고액이 똑같은 단 1개의 클립 주소를 찾아낸 것이어서 김 의원의 클립일 확률이 매우 높다. 지갑이란 가상 자산을 주고받거나 거래하기 위한 나만의 주소를 뜻한다. 은행 계좌번호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해당 지갑 거래내역을 추적한 결과, 김 의원 명의의 지갑에 있던 위믹스 코인은 당초 알려진 80만개가 아니라 127만2743개로 추정된다.
당초 알려진 거래는 2022년 2~3월 사이의 거래다. 빗썸 지갑에서 김 의원의 업비트 지갑으로 위믹스 85만5000개가 이체됐다. 이때 위믹스 가격은 1개당 약 7900원이었다. 59억4000만원 어치다. 이 거래에 등장하는 빗썸 지갑의 소유주는 알 수 없다. 다만, 김 의원이 “내 명의의 빗썸, 업비트, 클립에서만 왔다 갔다 했다”고 해명한 데 비춰보면 이 빗썸 지갑도 김 의원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지갑의 명의자를 확인하기 위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했다.
지난 5일 <제이티비씨(jtbc)>는 금융정보분석원이 지난해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던 위믹스 80여만개(60억원 상당)를 전부 인출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의심거래로 분류해 검찰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거래를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한달 전인 2022년 1월21일 다른 거래도 있었다. 알려지지 않았던 거래다. 동일한 빗썸 지갑에서 김 의원의 클립으로 41만7481위믹스가 3차례 걸쳐 입금됐다. 27억6000만원 어치다.
두 거래를 종합하면 해당 빗썸 지갑에서 클립과 업비트 지갑으로 각각 넘어간 위믹스 코인은 총 127만2743개다. 이체 당시 시가 기준으로 87억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김 의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위믹스 구입 자금의 출처도 설명이 더 필요해보인다. 김 의원은 전날 “엘지디스플레이 주식 매각 대금 10억원을 2021년 2월9, 11, 12일 세 차례 업비트에 입금해 이 돈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에서 위믹스를 매수한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김 의원의 업비트 지갑에 있는 위믹스는 대부분 빗썸 지갑으로부터 이체된 것이다. 위믹스는 빗썸에 2020년 10월28일, 코인원에 2021년 12월29일, 업비트에 2022년 1월1일 상장됐다. 2021년 위믹스를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는 사실상 빗썸 뿐이었다는 뜻이다. ‘업비트에 입금한 돈으로 다른 코인을 거래하다가 빗썸으로 넘겼고, 빗썸에서 위믹스를 매매했다’ 등의 추가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김 의원은 “(10억원을 투자했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가치는 9억1000여만원 수준이다”라는 전날 해명과 달리 재산이 10억원 가량 증가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코인 중 8억원 상당을 수익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2020년에 신고된 금액이 아마 12억원 정도 될 텐데, 현재 21억 보유한 것이니 9~10억원 정도는 수익이 난 상태다. 수익이 약 90% 정도 됐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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