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는 이유로...30대 경찰, 인피 교통사고를 단순 물피로 조작
14명 중경상자 발생했지만 “인피 없어”
법원 “경찰 의무 져버려” 징역형 선고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공전자기록위작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서귀포경찰서 소속 A경장(30대)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경장은 서귀포경찰서 교통사고조사팀에서 근무하던 2020년 5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총 14건(중상 4명·경상 10명)의 교통사고를 단순 ‘물적 피해 사고’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경찰은 가·피해자 구분과 △사고원인규명 △탑승자·동승자 확인 △사고현장 약도 등이 포함된 사건기록을 작성해 수사심의관의 심사를 받고, 소속 결재권자의 결재를 받아 송치 또는 불송치를 결정한다. 반면 단순 물피사건은 교통경찰업무관리시스템에 전산정보를 입력한 다음 결재권자의 결재를 받으면 그대로 종결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A경장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인적 피해 없음’이라고 작성했고, 사고처리 내용에서도 ‘인적 피해가 없어 물적 피해 사고로 종결하겠다’고 허위 기재했다. 특히 A경장이 조작한 사건 중 3건은 무보험 혹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사건도 있었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의 범행을 인지해 감찰에 나섰고, 조작 사실이 드러나자 A경장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경장은 업무를 편하게 하기 위해 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A경장의 범행은)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자 도덕적으로도 강하자 비난을 받아야 마땅한 일”이라며 “또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에 대한 신뢰가 손상되기도 했다”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하면서 관대한 처벌을 바라지만, 원심 판결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사건 직후 A 경장의 직위를 해제했으며, 징계위원회를 통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역형이 확정되면 A 경장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퇴직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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