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無'→'최하 등급'...스프링클러 규정에 속 끓이는 어린이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든 기회를 박탈당한 기분이에요." 소방법상 문제가 없다고 인허가받은 뒤 운영해 오던 어린이집들이 이후 평가에서 스프링클러 규정에 걸려 D등급을 받아 운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자체 'OK' 뒤 평가제서 'NO' 9일 본지와 만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소재 A 어린이집 원장 이현주씨는 스프링클러 규정으로 인해 최근 어린이집 평가제에서 D등급을 받았다.
지난 2019년 어린이집 신축 당시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고 이후 지자체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2년 넘게 불광동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방법상 문제가 없다고 인허가받은 뒤 운영해 오던 어린이집들이 이후 평가에서 스프링클러 규정에 걸려 D등급을 받아 운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업계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현행법을 잘 모르고 인허가를 내준 탓에 문제가 불거졌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분명한 책임 소재를 묻기는 어려워 어린이집만 애가 닳는 상황이다.
■지자체 'OK' 뒤 평가제서 'NO'
9일 본지와 만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소재 A 어린이집 원장 이현주씨는 스프링클러 규정으로 인해 최근 어린이집 평가제에서 D등급을 받았다. 일반형 스프링클러를 층마다 달아야 하는데,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평가 결과에 이씨는 적잖게 당황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어린이집 신축 당시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고 이후 지자체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2년 넘게 불광동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소방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진단받았다.
실제 일반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20t가량의 물탱크가 필요하다. 물탱크를 옥상에 놓자니 지반이 연약해 붕괴 위험이 있는 상황이다. 1층에 물탱크를 설치하려니, 아이들이 평소 사용하는 공간이라 공사에 따른 위험이 커진다. 1개 층을 못 쓰면 공간이 좁아져 정원을 줄여야 해 어린이집 재정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돌봄 공백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현행 소방법과 영유아보육법이 충돌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앞서 소방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씨 어린이집에 대해 ‘소방법상 위반 사항이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소방법에 따라 연면적 300~600㎡ 수준의 노유자시설(노약자·아동을 위한 시설) 건물에는 일반형 스프링클러보다 물 용량이 적은 간이형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유아보육법은 4층 이상 규모의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연면적과 무관하게 일반형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A 어린이집의 경우 4층 규모에 연면적 309㎡으로 두 규정에 모두 해당한다.
관련해 법제처는 지난 2015년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 하지만 건물 안전 진단을 맡는 소방과 지자체가 이를 몰랐던 탓에 그대로 인허가를 내줬고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여긴 채 운영해 오다 하루 아침에 통보받은 것이다.
이씨가 이러한 사정을 평가 기관에 설명하자 '인가권 문제니 지자체에 문의하라'는 답을 받았다. 이에 구청에 연락하니 '평가제 문제는 평가 기관인 보육진흥원에 전화하라'는 회신이 왔다.
이씨는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어 모든 책임을 혼자만 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더구나 법령을 잘못 알고 인가를 내준 지자체에 모든 책임을 마냥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이씨가 어린이집을 신축 이전해 오던 지난 2019~2020년 당시 참고했던 정부 보육사업안내 책자에조차 '4층 규모 어린이집은 스프링클러를 건물 전체에 설치해야 한다'고만 적혀있을 뿐, 간이형·일반형 여부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지난해가 돼서야 '간이형 스프링클러는 2·3층에 한해 허용'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씨 어린이집의 일반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은 견적만 1억20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씨는 "스프링클러 공사를 하지 않을 경우 최하위 등급이 유지되는데, D등급의 경우 교구·활동비 등 각종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어떻게 헤쳐가야 할지, 공사를 해도 안 해도 깜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지침의 경우 어린이집 평가 매뉴얼 등에 분명히 고지하고 있다"며 "안전 보육 서비스를 위한 어린이집 평가제 전반에 대한 질 향상은 진행 중"이라고 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장난감 자랑하다 전라노출…사진 빛삭
- 남편상 사강, 4년만 안방 복귀…고현정 동생
- "눈 떴는데 침대에 피가 흥건"..토니안, 정신과 증상 8가지 나타났다 고백 [헬스톡]
- 이재명 유죄에 비명계 뜬다…민주 균열 가속화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치마 야하다고"…엄지인, 얼마나 짧기에 MC 짤렸나
- 영주서 50대 경찰관 야산서 숨진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조카 소설, 타락의 극치" 한강의 목사 삼촌, 공개 편지
- "엄마하고 삼촌이랑 같이 침대에서 잤어" 위장이혼 요구한 아내, 알고보니...
- "딸이 너무 예뻐서 의심"…아내 불륜 확신한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