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브로커' 안부수 "이화영 약속한 북한 스마트팜 국정원에 보고"

안씨 "이화영 '약속 못지킨다' 하자 내가 짜증내기도"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공동취재) 2022.9.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대북 브로커'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스마트팜 비용을 주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아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실장이 난처해한다는 내용을 국정원에 보고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신진우)는 9일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제 31차 공판을 진행 중이다.

안씨는 쌍방울그룹이 북한 고위측에 800만달러를 전달한 사건에 연루된 인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측은 "경기도와 김성혜이 스마트팜 조성사업 지원을 협의하는 과정에 국정원과도 논의했는가"라고 묻자 증인으로 출석한 안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방북하고 나서 스마트팜 사업비로 북한에 5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는데 이후 북측에서 '소식이 없냐'고 나에게 연락했다"며 "그래서 이 전 부지사에게 물어보니 '약속을 못해준다' 그랬다. 그래서 내가 '지키질 못할 약속해서 사람 힘들게 하냐'고 짜증도 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그룹에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무관하게 2018년 경기도 자체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진행했고 비용이 아닌, 인력과 자재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추진해 갔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경기도를 대신해 쌍방울그룹이 비용을 대납했다는 말을 국정원에 했냐"고 추궁하자 안씨는 "했다"고 짧게 답했다.

북한에게 돈을 건넬 때마다 받은 영수증에 직인이 없다는 내용도 이날 법정에서 다뤘다.

2019년 아태협이 북한 측에 인도적 지원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5억원 상당 묘목을 전달한 뒤, 받은 인수확인서에는 직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안씨는 "조선아태위에는 직인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없으며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의 자필은 있다"며 "그의 자필은 직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