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승절 연설서 ‘우크라戰' ‘전쟁’으로 규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 중심 붉은광장에서 개최된 전승절 기념식 연설에서 “우리 조국을 상대로 실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전쟁이 아닌 ‘특별 군사 작전’으로 지칭해왔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친서방 세력의) 쿠데타와 서방의 야망에 인질로 잡혀 있다”며 “그들은 소련 군인들의 기념비를 파괴하고 나치를 숭배한다”고 말했다. 전승절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러시아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기념일은 15개월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을 향한 감정이 격앙된 가운데 치러진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행사에선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한 러시아 군인들을 애도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승절에 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앞으로 5월 9일을 유럽이 기념하는 ‘유럽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 폴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에 도착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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