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인데 보행로가 없다"…엄마 손 잡고 갓길 등교하는 초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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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난 곳이 아직 무서워요."
하지만 최근 스쿨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사고가 난 일산봉로 외에도 해당 도로 같은 외진 곳이나 커브길에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동초 학부모 B씨는 "사고가 난 도로보다 이곳이 더 위험하다"며 "스쿨존인데 인도를 따로 설치하지 않는 게 말이 되나. 여기는 정말 시한폭탄이다"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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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넣었지만 도로 여건상 불가능…안전요원 추가 배치 필요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사고난 곳이 아직 무서워요."
9일 오전 8시쯤 부산 영도구 청동초 등굣길에서 만난 A군(8)은 엄마와 속을 꼭 잡은 채 등교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A군이 걸어가던 곳은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 얼마전 대형 화물에 부딪혀 초등학생이 숨진 도로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통학로다. 학교에 가기 위해선 이 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아이들은 쌩쌩 달리는 차량 속 갓길에 딱 붙어 서로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었다. 차도 가장자리에 새겨진 노란선 옆 30cm 남짓의 폭을 힘겹게 걸어갔다.
보행로를 확보할 수 있는 연석이나 안전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부모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차량을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불안해 보였다.
학부모들은 해당 도로에 별다른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예전부터 인도나 안전펜스 설치를 구청에 요구했지만, 도로 여건상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스쿨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사고가 난 일산봉로 외에도 해당 도로 같은 외진 곳이나 커브길에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동초 학부모 B씨는 "사고가 난 도로보다 이곳이 더 위험하다"며 "스쿨존인데 인도를 따로 설치하지 않는 게 말이 되나. 여기는 정말 시한폭탄이다"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학부모 C씨는 "학교와 지자체에 몇번이나 보행로 설치를 건의했는데도 변한 게 없다"며 "아이들에게 늘 조심하라고 당부해왔는데 이런 일이 생겨 믿겨지지 않는다. 사고 후 모든 게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는 인도 설치를 위해선 최소 1.2m 폭의 설치 구간이 있어야 하지만, 비좁은 도로 탓에 현실적으로 보행로와 차도 구분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왕복 1차선 도로를 편도 1차선 도로로 변경해 인도와 안전펜스를 설치해달라는 민원도 있었지만, 원활한 차량 통행 등 이유로 수용되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해당 구역에 안전 요원을 계속 배치해 사고 발생 위험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찰관의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범운전자 등 안전 요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문오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영도는 여타 도시보다 도로 환경이 열악해 스쿨존이더라도 기존 도로를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범운전자가 경찰 보조 기능을 할 수 있어 지시 위반 단속이 가능한 만큼 충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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