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NAVER에 몰렸다…카카오 '디커플링' 본격화
외국인과 기관이 이달 들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네카오(네이버+카카오)’라는 말이 무색하게 카카오는 팔아치우고 있다. 두 종목의 실적, 주가, 전망 모두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이달 들어 주식시장에서 각각 3670억원, 49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이 3590억원 팔아치운 것과 대조된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2810억원)가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1660억원), 현대차(10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관은 네이버(1710억원), SK이노베이션(610억원), 엔씨소프트(570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통상 정보기술(IT) 대장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함께 묶어 ‘네카오’라 부르곤 한다. 하지만 두 종목의 동조화(커플링) 현상은 더 이상 연출되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네이버를 투자 장바구니에 대거 담고 있을 때, 카카오는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50억원, 기관은 20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주가 역시 디커플링 되고 있다. 이날 네이버가 전 거래일보다 4000원(1.93%) 오른 21만1000원에 장을 마친 반면, 카카오는 200원(0.35%) 내린 5만7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는 네이버가 9.7% 오르는 동안 카카오는 1% 하락했다.
두 종목의 커플링을 깬 건 단연 ‘실적’이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 8일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9.5% 증가한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상한 전망치인 3071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각사가 투자한 신사업 성과가 네카오의 실적 희비를 갈랐다. 네이버가 올해 초 인수한 북미 최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편입 효과가 예상보다 일찍 나타났다. 당초 네이버는 내년을 목표로 했던 포시마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을 이번 분기부터 조기 달성했다. 이 외에도 수수료율이 높은 브랜드스토어와 여행·예약, 리셀 플랫폼 크림이 성장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카카오는 핀테크·클라우드·콘텐츠 같은 주요 사업 적자폭이 늘어났다. 특히 신사업을 담당하는 개별 회사 실적이 부진했다. 핀테크 부문의 경우 1분기 271억원으로 흑자를 낸 네이버페이와 달리, 카카오페이는 1분기 130억원 적자다.
두 기업이 동시에 힘을 쏟고 있는 인공지능(AI) 사업 속도에서도 네이버가 앞서고 있다. 네이버는 이르면 2분기, 늦어도 올 여름 챗GPT의 대항마로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다. 또 최근 네이버는 기업간거래(B2B) AI 플랫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당초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KoGPT2.0'의 출시일을 하반기로 미뤘다.
증권업계도 이전과 달리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극명히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증권사 17곳이 네이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9만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네이버 앱 개편과 여름 하이퍼클로바X 출시가 기대되면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10.7%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에 대해서 교보증권(8만7000원→7만4000원), 한화투자증권(8만원→7만5000원), 키움증권(8만2000원→7만8000원), 미래에셋증권(8만2000원→8만원), 하나증권(8만5000원→8만원)이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의미 있는 이익 반등 시점은 하반기”라며 “광고주 수요 회복의 반등 시그널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AI 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기조를 밝히면서 관련 손실은 올해 분기마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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