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간 윤종규 회장 "은행·비은행 비중 6대4 맞출것" 비전 제시(종합)
"앞으로 3~5년 후 주택수요 늘어날 가능성…PF 연착륙 중요"
(싱가포르=뉴스1) 서상혁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105560) 회장이 장기적으로 KB금융의 비은행·비이자·글로벌 이익 비중을 40%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대출자산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예대마진'에 의존한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윤 회장은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 '주주의 이익'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모든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9일 오전 싱가포르 팬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코리안리재보험 등 국내 6개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시장 홍보 및 금융감독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회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ROE 확대가 가능한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내부적으로 '40 이니셔티브'를 강조하고 있는데, 40대 수치 '네 개'를 만들자는 의미"라며 "은행과 비은행 수익, 이자 수익과 비이자 수익도 6대 4로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는 글로벌 이익 비중을 30%, 2040년에는 40%까지 끌어올리고 경비 효율성도 40%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향의 배경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인 '예대 마진'의 한계에 기인한다. 이자수익의 원천인 '대출 성장률'이 경기 둔화 등으로 꺾이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대출 성장률이 둔화하는 건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면서 국가 자체 성장률이 떨어진 요인도 있고, 가계와 기업의 레버리징 비율이 높은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며 "일본이나 대만도 대출 성장이 포화 내지는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 사업 모델로는 경기 상황에 따라 분산 효과가 작을 수 있다"며 은행들은 예대 모델에서 투자와 자산 관리, 캐피탈 마켓 부분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인데, 이 때문에 그간 비은행 부분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비이자 수익과 관련해선 '서비스 수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 은행의 경우 계좌 유지 수수료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선 정서상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수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윤 회장은 "무료 수수료에 익숙한 고객 인식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네 가지 목표는 모두 주주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높여 '주주의 이익'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모든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최대 뇌관인 부동산 리스크에 대해선 "당장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윤 회장은 "현재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개인 주거용 건물에 문제가 집중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절히 한 덕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도 금융권은 버퍼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보증 전세자금대출이나 LTV 우회 차원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를 중심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으나 충당금을 충실히 쌓아왔고, 리스크 관리를 해온 만큼, 시스템 전체의 문제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도 "향후 3~5년 후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지금 어렵다고 해서 공급을 하지 않으면 향후 가격이 오를 수 있으니 잘 지원해서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 견조한 대기수요가 있는 데다 지난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규제를 묶었던 만큼 추가적으로 풀 여지도 있는 등 정책 당국의 대응 수단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블랙록, 캐피탈 그룹, 싱가포르투자청 등 싱가포르에 소재한 투자기관 소속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총 2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가했다.
오전엔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이복현 금감원장과 참여 금융사 CEO들이 패널로 참석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소통하는 '공동 Q&A'가 진행됐으며, 오후엔 참여 금융사별 해외 투자자와의 IR 미팅 프로그램이 열렸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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