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번역 신흥강자` 딥엘, 韓진출 공식화
번역텍스트 무한대·기업 특화
"딥엘(DeepL)은 기계번역(MT) 서비스에 집중해 품질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다른 빅테크나 생성형AI(인공지능)와 차별화된다. 한국을 수년 내 딥엘의 5대 시장으로 키우겠다."
야렉 쿠틸로브스키(Jarek Kutylowski) 딥엘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가 9일 방한해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1월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한 이후 높은 번역품질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이 독일 기반 글로벌 기업은 이날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올 8월 '딥엘프로'를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한국어 서비스 지원 요청이 많았다. 무료 서비스 개시 이후 수요와 관심이 예상보다 뜨거워 놀랐고 빠르게 유료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버전인 '딥엘프로'는 번역 텍스트 분량 제한이 없고, 문서파일을 올려 서식 그대로 전체 내용을 번역할 수 있다. 개별 기업이나 산업에 특화된 용어집과 표현방식 등의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며,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곳에 번역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없이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으로 서비스하며, 이용자가 입력한 내용은 AI모델 훈련에 쓰지 않고 즉시 삭제하는 등 보안도 강조한다. 무료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입력 내용이 AI학습에 활용된다.
다만 이날 쿠틸로브스키 CEO는 기술적인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함구로 일관했다. 이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딥엘의 신경망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의 어텐션 메커니즘을 차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토폴로지에서 차이가 있다. 인터넷에서 번역을 위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발견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전문 크롤러를 개발, 유용한 특정 학습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가중치를 조절하며 지도학습을 한다. 그는 "생성형AI와 딥엘 고유의 신경망 기술이 그 기본 바탕에서 유사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AI모델을 훈련시키는 방식과 목적에서 차이가 있다. 데이터의 경우 양 자체보다는 어떤 게 번역이 잘 됐는지, 무엇을 학습시키는 게 좋은지 등을 가리는 데 투자해왔다"며 "서비스 품질을 경쟁력 삼아 이용자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춰왔다. 6년 전 설립 때부터 이렇게 빅테크들과 겨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딥엘의 가세로 구글 번역과 네이버 '파파고'가 주도해온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구글과 네이버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와 초거대AI를 기반으로 기계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주로 다른 업무용 솔루션의 확장 기능 형태로 쓰인다는 점에서 번역만 하는 딥엘과 차이가 있다.
구글 번역의 경우 또 다른 차이점도 있다. 최근 구글은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AI학습에 쓰이는 '제로샷 러닝' 기술을 응용, 인터넷상에서 리소스가 적은 언어 등 다국어 지원 범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 추가된 한국어를 포함해 30여개 언어에만 집중하는 딥엘과는 방향성에 차이가 있다. 한국시장 수성에 나서는 네이버 '파파고'는 번역품질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딥엘과 공통점이 있다. 기존 모델과 새로운 모델을 빠르고 정확하게 비교·평가해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자동화된 QE(품질평가)모델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성별·시제·명사·숫자 등 오류와 할루시네이션(환각·거짓말)까지 다방면으로 평가하며, PM(패러렐마이닝)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파파고는 QE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AI데이터를 생성함으로써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보강하고, 학습데이터가 부족한 환경에 특화된 QE학습 방법론도 고안하고 있다"며 "파파고 QE모델은 글로벌 학회 WMT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을 만큼 고도화된 기술이며,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만족도 높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팽동현기자 d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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