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안 사"…셀트리온, 박스터 인수 추진 철회

차지현 2023. 5. 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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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트·워버그 등 글로벌 PEF 약 5.6조에 인수
셀트리온 "인수 포기…지속해서 M&A 검토할 것"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스터인터내셔널의 BPS 사업부 인수합병과 관련해 "비싸면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미국 박스터인터내셔널의 바이오파마솔루션(BPS) 사업부를 인수했다. BPS 사업부 인수를 추진했던 셀트리온은 다른 매물로 시선을 돌릴 전망이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박스터인터내셔널은 8일(현지 시각) 어드벤트 인터내셔널과 워버그 핀커스 등 글로벌 PEF에 BPS 사업부를 42억5000만달러(약 5조6168억원)에 매각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1984년에 설립된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은 의료 분야 투자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PEF다. 워버그 핀커스도 800억달러 이상 자산을 관리하는 글로벌 PEF로 설립 이후 180개 이상 의료 기업에 1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경험을 지녔다.

반면 셀트리온은 BPS 사업부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셀트리온은 "박스터인터내셔널의 BPS 사업부 인수를 검토했으나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안정적인 글로벌 생산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BPS 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박스터인터내셔널은 신장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BPS 사업부는 바이오의약품·백신 등 의약품의 개발과 상용화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특히 자체 포장 역량 등을 바탕으로 원액의약품(DS)을 약병(바이알)에 담아 완제의약품(DP)으로 만드는 위탁생산(CMO) 사업을 전문으로 영위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7년 박스터인터내셔널에 자사 자가면역질환 치료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CMO를 맡기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셀트리온은 미국 직접판매(직판) 체제 구축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BPS 사업부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박스터인터내셔널이 제시한 BPS 사업부 매각 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인수 의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BPS 사업부 거래 추정가는 40억달러 수준으로 해당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될 예정이었다.

실제 2년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금성 자산, 채권, 개인적으로 보유한 주식 스와핑 등을 활용해 4조~5조원 재원으로 M&A에 나설 생각"이라면서도 "박스터인터내셔널 측에서 먼저 인수 타진을 해서 쳐다본 것일 뿐 비싸면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셀트리온은 이번 BPS 사업부 인수는 무산됐지만, 지속해서 M&A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회장이 M&A 대상과 관련해 "하나의 신약을 보유한 기업보다는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을 우선순위에 놓고 검토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 복합체(ADC) 등 플랫폼 보유 기업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5512억원이다. 자사주는 301만2503주로 지난 9일 종가 기준 5175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현금성자산과 자사주를 각각 4580억원, 313만2331주(2311억원) 보유 중이다. 여기에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1.19%의 가치는 1조원어치다. 다만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 등에 들어갈 자금을 고려하면 대규모 M&A를 위한 실탄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박스터 인터내셔널은 세금 등을 제외하고 BPS 사업부 매각으로 조달한 금액 약 34억달러를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스터 인터내셔널은 지난 2021년 미국 헬스케어 기업 힐롬홀딩스를 약 14조원에 인수하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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