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없는 美 베이비부머 세대…초고령화 시대 비상

퇴직후 가구당 9억5천만원 필요한데 요근 절반, 퇴직연금 없어
실제 퇴직연금은 1억3천만원 수준

연합뉴스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거의 절반이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초고령화 시대의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미국 매체 더힐은 8일(현지시간) 베이비부머 세대의 58%만이 퇴직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020년 인구조사 결과, 근로 연령대 미국인 가운데 퇴직금이 있는 노동자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1955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가운데 퇴직연금 계좌를 가진 비율도 58%에 그쳤다는 것이다.

더힐은 은퇴연금이 없는 퇴직자는 생활비를 사회보장 연금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회보장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실제 필요한 자금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65세 이상 노동자가 가장으로 있는 가구의 평균 생활비는 월 4000달러(약 529만원)가 넘지만, 은퇴 노동자가 받는 월평균 사회보장연금은 1800달러(약 238만원)에 불과하다.

더힐은 그간의 경험칙을 적용하면 노동자들은 67세까지 연봉의 10배 정도의 노후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기초로 중간 임금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37만5000달러(약 4억9640만원), 가구당 70만8000달러(약 9억4700만원)가 필요하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자산운용사 슈뢰더의 조사에 따르면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원하면 110만달러(약 14억5600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금액은 10만달러(약 1억3200만원)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피델리티는 밝혔다.

베이비부머 중간 가구의 퇴직연금 계좌의 평균 금액도 지난 2019년 기준 13만4000달러(약 1억7700만원)였다.

여기에 미국 민간 부문 노동자 가운데 근 절반인 5700만명은 퇴직금이 없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1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가운데 78%,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노동자의 76%, 히스패닉계 노동자의 64%는 회사 퇴직금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