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KIA 단장 “팬들이 대접받는 야구, 배터리 되겠다” [KIA 단장 일문일답]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5. 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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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대접받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전기자동차의 롱텀처럼 KIA의 배터리 역할을 하겠다.”

심재학 KIA 신임 단장이 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임식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타이거즈 프런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1995년 프로에 입단한 심재학 단장은 LG 트윈스(1995~1999년), 현대 유니콘스(2000년), 두산 베어스(2001~2003년)를 거쳐 KIA 타이거즈(2004~2008년)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2009~2018년)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거친 심 단장은 2019년 해설위원을 맡아 야구팬들과 소통을 이어왔다. 올해엔 WBC 야구대표팀 QC/타격 코치를 맡아 현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심재학 단장이지만 프런트는 처음이다.

KIA 유니폼 점퍼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심재학 단장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향후 계획과 목표 등을 밝혔다. 다음은 새롭게 KIA 타이거즈 프런트의 수장이 된 심재학 단장의 공식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단장 취임 소감은

시즌 중에 이례적으로 단장으로 오게 됐다. 준비 상황이 아니어서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KIA가 치러야 할 경기가 많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해설위원, 전력강화위원, 대표팀 타격-QC코치까지 3개 직업을 그만두고 왔다. 한 가지 직업, KIA 단장으로의 역할에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KIA는 워낙 팬층이 두텁고, 팬들이 많은 팀이다. 그걸 잘 알고 있다. 그 기대만큼 하겠다. 내겐 팬들이 가장 퍼스트이기 때문에 팬들이 우선인 야구를 하려고 한다. 그만큼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

KIA에 단장으로 돌아온 소감은

아는 직원분들, 아는 후배들이 있다. 제가 살던 곳도 가봤는데 많이 변했더라(웃음). 중계 때 도 와 봤고 5년간 살았던 곳이라서 정겹기도 하고 ‘새롭다’는 감정은 없는 것 같다.

김종국 감독과 대화는 나눴나

감독님과 깊은 대화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 오전에 뵙고 잠깐 말씀을 드렸다. 아직 깊은 대화를 하기엔 시간이 조금 짧았다.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서만 짧게 이야기 했다.

김종국 감독과는 대학교와 현역 시절 등 다양한 인연이 있다

(웃으며) 자꾸 특정 대학 등의 ‘라인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4개 팀을 옮겨 다니면서 같은 대학교에 나오신 감독님이 팀에 와서 KIA로 트레이드가 되기도 했고, 선배이신 감독님이 한 타석만에 (나를) 웨이버 공시 하기도 했다. 그런 인연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연 등은 단장 선임에 대해 대표이사님께서도 가장 껄끄러워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학연으로 여태) 내 자신이 이익을 본 것이 없다.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사진=KIA 타이거즈
서로 잘 아는 만큼 소통하기엔 편할 것 같다

학연보다는 원래 친하게 지냈던 후배이고, 야구 이야기를 함께 하는 걸 좋아했던 사적으로도 자리를 했던 감독님이시다. 대화를 하는 것에는 편한 그런 상황이다.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할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아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는데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KIA로 와서 있는 5년 동안 가운데 첫 해만 잘하고 이후엔 많이 못했다. 그런데 발표된 (연봉) 액수보다는 마이너스 옵션 때문에 많이 못 가져갔다. 하지만 팬 여러분께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단장일을 맡게 되면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KIA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야구장에서 못한 걸 프런트로는 더 집중해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해설위원으로서 본 밖에서 본 KIA는 어떤 느낌이었나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 케미스트리다. 그것이 굉장히 잘 되어 있는 팀이다. KIA에 와서도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고 싶어하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김종국 감독이 아무런 잡음 없이 이끌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전력면에서의 평가도 궁금하다

지금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많은 궁금해 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것(트레이드)일 텐데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고 싶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 선수들을 믿고, 뭐랄까 동기부여를 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밖에서 기자분들이 보는 시선과 내가 보는 시선이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다. 서로 만나서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더 잘되는 팀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20대 포수들이기 때문이다.

KIA는 기존 선수 출신 단장들이 계속 실패해 왔다. 부담감과 함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있을텐데

KIA에서 선수로서 실패한 것은 맞다. 하지만 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때 저 혼자 독단적인 생각으로 내가 이끌고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팀에 잘 스며들겠다. 향후 나의 방향성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내가 지금 벌써 색깔을 낸다면 잘 가고 있는 팀의 방향성을 잃을 수 있기에 팀이 나가는 방향성과 향후 내 방향을 맞춰가야 할 것 같다.

많은 경험이 있지만 프런트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선수 출신의 단장과 프런트 출신의 단장을 구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필요한 역할에 대해서 협업을 해 나가면 된다. 그것에 대한 경계는 해설위원을 하면서도 회사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또 각 파트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면 프런트 출신인 분과 협업을 하면 된다. 그렇게 출신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선 이해를 못하겠다.

사진=KIA 타이거즈
향후 추구하는 방향성은 무엇일까

1군 경기 운영에 대해선 감독님께 일임하겠다. 대신 대화는 계속해 나가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팜 시스템’이다. KIA가 어떤 방향성으로 가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내면서 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선 판단은 아직 내리지 못하겠다. 앞으로도 1군 경기도 보겠지만 퓨처스 경기를 더 많이 보려고 한다. 향후 팜시스템이 내 생각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겠다. 올 시즌엔 쉽지 않겠지만 생각하고 있는 건 ‘팜 디렉터’를 만들어서 역할을 맡겨 보면 좋을 것 같다

10개 구단의 트레이드도 굉장히 제한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드래프트도 11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육성선수로 키워야 되는 상황에서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키워낼 수 있는 그 시스템을 내 임기 안에 다 못하더라도, KIA의 그 팜시스템 만큼은 다음 단장이 와도 좋은 시스템이라고 인정하고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그런 팜시스템을 만들겠다.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 대신 육성과 함께 기존 선수들에게 더 기회를 주겠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선수들을 믿을 거다. 그리고 과감한 트레이드는 할 것이다. 하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나의 트레이드의 기본은 일단 윈-윈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다.

임기는 언제까지인가

(웃으며) 계약서를 안 썼다. (구단 관계자에게) 언제까지죠? (2025년까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무엇이었나

‘귀를 열어라’가 내겐 가장 좋은 조언이었던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야구는 팬들에게 어필을 해야하는, 팬들이 믿을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하는 그런 것 같다. 야구에선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리브랜딩(Re-Branding)’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왜냐면 팬들의 니즈(요구)에 맞고 그 다음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그런 KIA 타이거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향성을 갖고 팀을 이끌고 싶다.

다양한 팬들의 의견을 어떻게 경청하고, 다른 방향에 대해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다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팬의 소리 가운데서도 걸러야 할 것은 걸러야 한다. 팬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팬들이 수긍할 수 있는(방향),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신인지명권이나, 이슈가 되는 일에 대해선 정말 필요하게 된다고 한다면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독단적이 아닌 감독과 상의하고 나서 그렇게 움직이려고 한다.

사진=KIA 타이거즈
선수단 상견례에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선수들에게 긴말을 안 했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플레이할 때 도움 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하겠다. 도와드리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단장의 방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 고참 선수분들이 항상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장 하루 만에 뭔가를 하기보단, 팀 케미에서 기본은 스킨십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선수마다 1대1로 다가가면서 많은 스킨십을 할 것이다. ‘단장과 선수’라기 보단 친구 같은 단장이 되고 싶다.

단장으로서의 강점은 무엇일까

일단은 많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경험도 감독 경험도 없지만, 여러 팀을 옮겨 다닌 것에 대한 장점과 단점도 경험했다. 또 최근까지 해설을 하면서 공부했던 기록과 스탯들, 외국을 다니면서 스카우트들을 만났던 것에 대한 인적 자원, WBC를 경험하면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너무 갇혀 있었던 KBO리그를 보면서 지금 KIA가 WBC를 나갔을 때를(가정하고) 생각해봤다. 그래서 향후 외국팀과 교류를 확대하려고 한다. 그건 나중에 보면 알 것이다. 더 넓은 세계에 KIA의 야구를 가져가고 싶다.

3개의 직업 대신 고심 끝에 KIA 단장을 맡은 이유는

정말 매력 있는 자리다. 정말 팬층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장 부담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가장 고민을 했던 건 시즌 중에 온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이해를 해준 MBC 방송국에도 감사하다. KIA의 팬들의 생각들에 매력을 크게 느꼈다. 그만큼 부담도 있지만 좋은 성적을 내보고 싶고, 팬들과 함께 같은 기쁨을 느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롤모델인 인물이나 본보기로 삼는 구단이 있을까

대부분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님을 말씀을 많이 하신다. 여러 책들을 읽고 있다. 또 세이버매트릭스를 이야기 하는데, 거꾸로 그것을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스탯이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팩트만 선수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간소화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작업이 될 것 같다.

KIA에서 만들고 싶은 야구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팬들이 야구장에 오면서, 그리고 야구를 보면서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고 싶다.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음식을 드시는 것 보단 야구장에 와서 고급레스토랑에 와서 대접받고 ‘나 오늘 잘 먹고 간다’는 느낌, 그런 좋은 야구를 보고, 또 좋은 대접을 받고, 그렇게 야구장을 나가시도록 마케팅 파트와도 협업을 하겠다. 팬들이 그런 (대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올 시즌 KIA 단장으로의 목표는

지금 목표를 잡기엔 아직 이르다.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밖에서 부족한 부분도 봤고, 장점도 많이 봤다. 그 부분을 지금 다 풀어가는 건 어폐가 있다. 단 하루만에 ‘그걸 하겠다’는 너무 이르다.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기에 빨리 스며들어야 한다. 팀에 부족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그 부분을 도와드리겠다. 또 우리는 (모기업이) 자동차 회사다. 우리가 전기차를 잘 만들지 않나. 김종국 감독님과 전기자동차가 롱-텀(Long-Term)할 수 있도록 좋은 배터리 같은 역할을 하겠다.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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