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끌어 안기 나선 바이든 “우리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와”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상들이 미국에서의 여정을 시작하고 전통을 지속하기 위해 발휘한 용기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모두에게 상기시킬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디즈니플러스 새 시리즈물 <아메리칸 본 차이니즈> 시사회를 주최하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계 미국인의 이민 생활이 소재인 이 시리즈물 시사회는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 문화유산의 달’(AANHPIHM)을 기념해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연배우이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키 호이 콴과 포옹한 뒤 “당신의 시간이 온 것처럼, 미국인의 삶 모든 부분에 반영된 다양한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문화를 위한 시간도 다가왔다”고 말했다.
시사회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 내 아시아계 출신 고위인사인 줄리 수 노동부 장관 지명자,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했다. 아시아계 인구가 밀집한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앨 그린(텍사스)·주디 추(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자리했다.
매년 5월마다 미국 각지에서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의 문화유산을 기리는 각종 행사가 진행되어 왔다. 올해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행보와 맞물려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핵심 유권자층으로 떠오른 아시아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이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들을 위한 백악관 이니셔티브 위원회와 함께 조지워싱턴대에서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난 경험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인 증오범죄 퇴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증오범죄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아시아계가 목소리를 내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2022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계 유권자는 전체의 약 5.5%를 차지한다. 흑인이나 히스패닉에 비하면 여전히 절대적 규모 면에서 적다. 하지만 백인을 제외하면 아시아계 유권자 비율이 가장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 중요한 유권자 집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계 유권자 수는 2016~2021년 기간 전년 대비 약 11~13%씩 늘어났으며, 투표율도 미국 유권자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하와이 등에 밀집 거주하고 있어 민주당 지지 색채를 띠는 것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조지아주 등 경합주에선 교외 지역 승패를 좌우하는 ‘스윙보터’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주 한인유권자연대(KAGC) 송원석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정당 지지 성향이 유동적인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일부 지역에서 스윙보터로 부상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쪽에서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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