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분기 최대 실적 경신…알짜 중소 CMO로 우뚝

정기종 기자 2023. 5. 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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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액 482억·영업익 83억…전년比 36.5%·218% 껑충
바이오 부문 매출 처음으로 제약 부문 넘어서…CMO 수주 증가 속 수익성도 견인
연간 생산능력 1.1만리터 불구 '다품종 소량생산' 차별화 전략 주효
셀트리온 위탁생산분 본격 반영도 긍정적…제약 부문 생산시설 증설로 추가 도약 예열


바이넥스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위탁생산(CMO) 중심의 바이오 매출이 기존 중심축었던 합성의약품 매출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CMO 사업 성장 지속에 합성의약품 생산력 증대가 전망되는 만큼, 연간 실적 역시 청신호가 켜졌다.

9일 바이넥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 매출액 482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5%, 218.2%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 수주 증가와 합성의약품(제약)사업부 견조한 성장 지속이 실적을 이끌었다.

외형 성장 속 눈에 띄는 영업이익 증가폭은 매출 비중 변화가 이끌었다. 바이넥스는 지난 2021년 1343억원의 연간 매출 중 제약 부문에서 759억원, 바이오 부문에서 5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전체 1566억원 중 제약이 885억원(바이오 681억원)으로 실적 기둥 역할을 했다.

하지만 1분기 처음으로 바이오 매출이 제약 부문을 앞지르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1분기 바이넥스의 제약, 바이오 사업 매출액은 226억원, 256억원이다. 합성의약품 부문 매출이 특별히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바이오 부문 매출이 최근 연평균 20% 안팎의 고속성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주요 고객사 가운데 셀트리온 물량의 본격적인 반영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누적 150개에 달하는 고객사 프로젝트 가운데 후기 임상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면서 CMO 수익성 역시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바이오 관련 매출에 높은 수익성이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 수주물량이 잘 반영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상용화에 임박한 품목들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며 "향후 다른 고객사 프로젝트들 역시 하나씩 막바지 단계 돌입을 앞두고 있고, 상용화 이후엔 추가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넥스 CMO 사업 고속 성장은 '알짜 중소'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CMO 사업은 고객사 수주물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사업이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력 증설이 곧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 역시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생산력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부분 가동 중인 4공장이 전체 가동될 경우 연간 60만리터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국내 소형 바이오벤처인 바이넥스의 연간 생산력은 1만리터를 조금 넘는다. 바이넥스는 한정된 생산능력 속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 전략을 선택했다. 대형 CMO들이 대규모 수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것과 달리 소량이지만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 실적을 취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바이넥스는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생산기지 두곳에 총 8개 라인을 통해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특화 전략을 기반으로 CMO 사업 성장세가 본궤도에 진입한 만큼 생산력 증대도 고려 중이다. 이미 오송에 신규 공장 부지를 확보한 상태로, 최적의 증설시기 결정을 위한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넥스의 1분기 말 CMO 수주 잔액은 약 460억원이다.

여전히 주요 매출원인 합성의약품은 이미 증설을 마친 상태다. 지난 3월 준공한 부산 신규시설이 전체 가동에 돌입하면, 바이넥스 합성의약품 생산력은 기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다. 부산 신규공장은 연내 가동을 시작해 점차 가동률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사업 양날개 고른 성장에 연간 실적 역시 경신이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바이넥스 연간실적을 매출액 1778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13.5%, 55.2%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위탁생산 물량은 1분기에 대부분 공급되나 하반기에도 주요 고객사들의 품목 생산이 예정돼 있다"며 "통상적으로 바이오사업부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는 만큼 2~4 분기 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며, 케미칼사업부 역시 공장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탁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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