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보고 싶다면서 술 마셔”…서울시민 밤 활동 첫 조사
서울시가 국내 처음으로 시민들의 '야간활동'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야간활동'은 오후 6시~새벽 6시 사이에 하는 시설 방문, 관람, 체험, 문화예술 활동 등을 모두 포함하는 말인데요, 서울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달라졌고 어떤 활동을 원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서울에 사는 만18세 이상 남녀 천 명이 대상이었습니다.
■ 야간활동으로 '문화예술', '관광', '사회·교류' 선호
서울시민이 야간활동으로 가장 하고 싶어하는 건 콘서트, 전시회, 공연 등 문화예술 활동이었습니다. 1순위와 2순위를 더한 응답은 43.5%였습니다.
야간 명소나 관광 코스 방문 등 관광 활동이 40.5%로 2위였고 쇼핑, 커뮤니티, 친목 모임 등 사회·교류 활동이 40%로 3위였습니다. 실내외 스포츠 등 여가문화 활동은 29%로 4위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가 야간활동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10명 중 7명꼴(68.9%)로 나타나 시민들은 야간활동에 대한 정책적 보완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정책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민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가 1위로 나타났습니다.
■ 야간활동 현실은 음주 등 '유흥활동'이 1위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민들은 일을 마친 뒤 야간에 문화 예술을 향유하거나 타인과의 친목과 교류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선호와는 달랐습니다.
주로 하는 야간활동으로는 음주 등 '유흥활동'이 41.8%로 가장 많았습니다. 야간 공연 및 축제 참여가 19.7%, 공공문화시설 방문이 15.6%로 뒤를 이었습니다.
직장 내 회식 참여가 9.7%로 네 번째였는데 유흥활동과 회식 참여를 합치면 50%를 넘습니다.
■ 코로나19 이후 회식은 줄었지만 다른 활동 큰 변화 없어
서울시민들은 코로나19 이후 회식문화가 많이 줄었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회식문화가 '감소했다'는 답변이 64.4%였고 그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합금지'라는 응답이 52.9%였습니다.
반면 회식문화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19%, '큰 변화 없다'는 16.7%였습니다.
회식이 줄었다고 해서 다른 야간활동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야간활동이 증가했는지를 묻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37.6%, '큰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32.8%였고 '그렇다'는 응답은 29.6%였습니다.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회식문화가 코로나19 이후 줄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야간활동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답한 겁니다.
다른 야간활동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시민들은 '친목이나 취미 활동' (44%), '쉼, 휴식 등 개인 활동'이 회식을 대체했다고 했습니다.
30대 회사원인 정 모 씨도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회식 대신 다른 야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일주일에 이틀 정도로 평일 저녁에 뮤지컬 보컬 강의를 듣거나 공연을 관람한다고 답했습니다.
정00 / 회사원
"이제는 회식도 많이 줄고 모임 약속도 거의 없어서 평일 저녁 시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공연도 더 자주 볼 수 있고 아무래도 자기개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배우는 게 좀 주가 된 것 같아요."
"회식이나 모임은 저 자신한테 성장하는 느낌은 덜했는데 지금은 자기개발 측면에서 훨씬 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이후의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해요."
코로나19 종식 이후 유흥활동과 회식문화에 대해 감소를 희망한다는 답변이 39.7%로 10명 중 4명은 유흥과 회식이라는 기존 야간활동이 바뀌길 원한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 야간활동 월 2~3회, 평균 7만4천 원 지출
야간활동 빈도를 물었더니 월 2~3회로 답한 시민이 27.8%로 가장 많았고 주 2~3회가 18.4%였습니다.
야간활동 1회에 평균 지출 금액은 7만 4,562원이었는데 40대는 8만5,242원으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5만 4,087원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야간활동을 하는 요일은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아침 사이가 51.1%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다음날 활동에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야간활동에 대한 각 연령대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정책를 마련하겠다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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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 기자 (hanspo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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