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018, 그리고 2023…김현수의 타격왕 재도전기
LG의 중심타자 김현수(35)가 자신의 세번째 타격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현수는 8일 현재 26경기에서 92타수 34안타 1홈런 18타점 타율 0.370을 기록 중이다. 타율 부문에서 SSG 외인 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0.373)에 이은 2위다. 국내 타자들 중에서는 가장 높다.
4월까지 타율 0.400을 기록했던 김현수는 5월 3경기에서 타율 0.167로 잠시 주춤했지만 얼마든지 선두를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국내 타자 중 SSG 최지훈(0.352·4위)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KT 김민혁(0.349·5위)은 경기를 뛰고 있지만 목의 담 증세로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결과적으로 김현수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김현수의 타격왕 도전은 의미가 있다.
신일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육성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현수는 1군 세번째 시즌인 2008년 기량이 만개하며 타율 0.357(480타수 168안타)을 기록하며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해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의 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타격기계’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하지만 두번째 타격왕을 차지했을 때에는 크게 웃지 못했다. 김현수는 2018년 타율 0.362(453타수 164안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소속팀은 두산에서 LG로 바뀐 상태였다.
이적 첫 해부터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지만 김현수는 “계속 나가는 선수가 이 상을 받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기에 안 나가는 사람이 승자다’, ‘어부지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시상식에서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당시 김현수는 9월5일 발목 부상을 입어 117경기만 뛴 채 시즌아웃됐다. 133경기를 뛴 양의지(당시 두산)의 타율 0.358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일부 팬들은 ‘경기에 나가지 않아서 상을 타게 됐다’라는 비아냥을 하기도 했다. ‘어부지리’도 여기서 나온 말이었다.
베테랑 김현수는 5년 만에 다시 타격왕 타이틀 경쟁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수에게 올시즌 시작은 썩 개운치 않았다. 개막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지만 한국은 1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주장을 맡았던 김현수는 대회에서 타율 0.1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그는 대회를 마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팀으로 돌아온 김현수는 개막전인 1일 KT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때려낸 뒤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4월 23경기 중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단 3경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가을야구를 마감한 LG였기에 김현수는 다시 팀의 우승을 향해 뛴다. 2015년 두산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 본 후 아직 반지를 추가하지 못한 김현수는 팀 우승에 대한 바람이 간절하다. 김현수가 타격 선두 경쟁을 이어간다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장효조(1983, 1985~1987년), 양준혁(1993, 1996, 1998, 2001년) 이대호(2006, 2010, 2011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차례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로 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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