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주가폭락’ 투자자 66명, 라덕연 등 고소... “폰지사기에 1350억 피해”

사기·배임 등 혐의로 라 대표 일당 고소
“통정매매, 주가조작 단 한 명도 몰랐다”
“책임 가려질 때까지 채권추심 유예해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1000억원대의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그의 측근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매매 가격을 미리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 사실을 사전에 몰랐으며 가치 투자를 빙자한 폰지 사기에 당했다고 주장했다.

9일 법무법인 대건은 주가 폭락 피해를 입은 투자자 66명을 대리해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투자자들은 라 대표와 H업체를 총괄 관리한 변모씨, 투자자 접대를 담당한 조모씨, 골프 영업을 통해 고액 투자자들을 모집한 안모씨 등을 사기, 업무상 배임,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법무법인 대건 공형진(왼쪽),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소시에테제랄(SG) 증권발 폭락 투자자들의 라덕연 투자컨설팅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대리인들은 이번 고소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금액이 13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추가 고소장 제출까지 감안하면 고소 참여 인원은 최소 150명, 피해액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리인들은 이번 폭락 사태가 가치 투자를 빙자한 폰지사기라고 주장했다. 주가조작 공모한 세력이 “저평가된 종목에 가치 투자를 한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해놓고 실제로는 투자금으로 통정매매를 하면서 주가조작을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인 소개로 투자를 결심한 투자자 대부분은 조작된 차트와 ‘가치 투자’라는 말만 듣고 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을 인위적으로 사고팔아 시세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설명은 사전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통정매매 방식과 신용 계좌가 동원된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들은 “66명 중 본인 앞으로 부채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한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개인 정보만 제공한 투자자들은 본인 이름으로 개설된 증권사 계정의 비밀번호조차 몰라 출금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연합뉴스

대리인들은 “증권사들은 몇 개월 전부터 차익결제거래(CFD) 위험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챙겼다”며 “사건이 터지자마자 피해자들에게 추심과 가압류를 진행하고 있는데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추심 유예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추후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도 라 대표 일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꾸린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합동수사팀은 앞서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 있는 라 대표 사무실과 강남구 H사 사무실,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라 대표 등의 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폭락 사태는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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