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찾는 달콤한 맛, 여기 있어요"
비타민·엽산·식이섬유 풍부
혈당 관리·腸에도 효과 좋아
현지서 4~11월 사이에 생산
제주서 1~3월 재배해 판매
"탄소 배출 감소·수질 보호
건강한 생산으로 더 맛나게"
"썬골드키위는 특유의 달콤한 풍미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키위 궤양병(PSA)에 강해 농가에서 수확하기도 쉽습니다. 과일은 달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게 개발된 것이 바로 썬골드키위입니다."
지난달 뉴질랜드 현지 제스프리 본사에서 만난 폴 블래치퍼드 이노베이션 매니저는 "썬골드키위는 그린키위 나무에 새 키위 종자를 접붙여 자연적으로 개량한 것으로, 뉴질랜드 키위 수출 전문기업 제스프리가 10년 넘는 연구를 거쳐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키위 종류는 대표적으로 그린키위와 썬골드키위가 있다. 그린키위는 썬골드키위의 조상 격이다. 20세기 초 중국에서 재배되던 키위가 뉴질랜드로 전해져 상업적으로 개량됐다.
그린키위와 썬골드키위는 생김새도, 맛도 다르다. 그린키위는 갈색 껍질에 털이 많다. 키위라는 이름도 털이 복슬한 키위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반면 썬골드키위는 표면이 털 없이 맨질맨질하고 그린키위보다 황금빛을 띤다. 그린키위가 상큼한 맛이 강하다면, 썬골드키위는 열대과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블래치퍼드 매니저는 "하루 키위 한 알이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엽산, 식이섬유 등 여러 영양소를 채울 수 있고, 특히 청량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주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키위 사랑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키위 수입량은 2018년 3만2922t에서 지난해 4만4351t으로 34.7% 늘었다. 전 세계 키위 시장 점유율 약 30%로 1위를 차지하는 제스프리에 따르면 한국은 중요한 수출국이다. 지난해 한국 매출액은 2200억원으로, 전 세계 총 50여 개 수출국 중 4위를 차지했다. 블래치퍼드 매니저는 "한국 소비자가 키위를 맛있는 '건강 간식'으로 인식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계절 내내 제스프리 키위를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뉴질랜드에서 키위는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생산된다. 이때 재배된 키위를 우리나라에 유통하고, 1월부터 3월까지는 뉴질랜드와 환경이 비슷한 제주도 농가에서 키위를 재배해 판매한다.
건강한 생산 방식도 제스프리 키위 맛의 비결이다. 글렌 애로스미스 제스프리 농가 총괄 책임은 "제스프리는 100% 뉴질랜드 농가 소유 기업으로, 공동 이익을 위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스프리는 선진화된 재배 기술을 농가에 전수하고, 영업·마케팅 활동으로 농가 수익을 극대화한다.
농가는 재배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역으로 제스프리에 공유한다. 그는 "재배부터 수확,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일원화한 시스템으로 고품질의 키위를 생산한다"며 "탄소 배출 줄이기, 수질 보호,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의 전환 등에도 앞장서 지역사회·농가·환경·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한 키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위의 영양학적 가치는 상당하다. 썬골드키위와 그린키위 모두 비타민C·E, 칼륨 등 20가지 이상의 영양소를 함유했다. '영양소 밀도'로 따져봐도 월등하다. 영양소 밀도란 음식 100㎉당 들어 있는 영양 수준을 점수로 나타낸 것이다. 썬골드키위는 20.1, 그린키위는 15.2다. 딸기(9.6), 수박(7.1), 바나나(5.6), 사과(3.5) 등 다른 과일보다 높다.
특히 썬골드키위는 비타민C 함량이 높아 피로와 우울감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썬골드키위 한 알(약 100g)이면 하루 비타민C 권장량(100㎎)을 채울 수 있다. 썬골드키위의 비타민C 함량은 152㎎으로 오렌지 3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린키위도 88㎎으로 하루 권장량에 근접한다.
실제로 2013년 뉴질랜드 오타고대 마거릿 비세르 연구팀은 썬골드키위의 우울증 개선 효과를 밝힌 바 있다. 우울증 등을 겪는 기분장애 환자에게 4주간 썬골드키위 2개를 매일 섭취하게 하자 피로감과 우울함이 각각 38%, 34% 감소했고 활기는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키위의 비타민C가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트립토판 성분이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해 기분 전환과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달콤한 과육 때문에 당뇨 환자는 피해야 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혈당 관리에도 좋은 과일이 키위다.
그린키위와 썬골드키위의 혈당 지수는 각각 51, 48이다. 혈당지수는 음식 100g을 먹었을 때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다. 저혈당 식품을 결정하는 기준이 55이다. 수박(72), 석류(67), 멜론(65)보다도 낮다. 키위는 소화기 질환을 흔하게 겪는 한국인에게 특히 좋다.
유럽식품안전청은 최근 하루에 키위 2개를 섭취한 이들에게서 변비, 복부 불편감 등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를 공식 인정·발표한 바 있다. 이는 키위가 식이섬유와 천연 소화 효소 액티니딘을 풍부히 함유했기 때문이다. 액티니딘은 소화에 부담을 주는 단백질 분해를 촉진해준다. 고기에 키위를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인 셈이다.
또 키위는 대표적인 '저포드맵' 과일이다. 포드맵 관련 연구를 선도하는 호주 모내시대는 키위를 저포드맵 식품으로 공식 인증했다.
포드맵은 소화 중 장에서 흡수되지 못해 발효되기 쉬운 탄수화물을 칭한다. 포드맵 수치가 높으면 설사, 가스, 복통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저포드맵 식품을 먹어야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소화기 관련 질환을 피할 수 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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