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몰빵했는데 예금은 10억 늘었다?...김남국 해명에도 남는 의문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때 60억원 가치에 달했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보유한 것을 놓고 해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보유주식을 매도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도 예금이 1년 만에 10억원 가까이 늘어난 점,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을 매매한 정확한 시점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대응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함께 나온다.
문제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국회의원 재산등록(변동) 사항 공개목록'에 따른 김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이다.
김 의원은 2020년 12월 말 기준 1억4769만원 상당 예금, 9억4002만원 어치 증권과 5000만원 상당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건물가액은 지역구인 안산시에 사무실과 거주지(아파트)를 월세로 임차한데 따른 보증금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의 예금 규모는 2021년 12월 말 기준 11억1581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9억6800만원이 증가했다. 반대로 증권 규모는 0원이 됐다.
김 의원이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가상화폐를 구매했다고 밝힌 기간은 2021년 1~2월 사이다. 김 의원의 설명대로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판 돈을 가상화폐 매입 자금으로 썼다면 1년 새 10억원 가까이 예금이 늘어나게 된 출처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예금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같은 기간 보유하고 있던 채무도 모두 갚았다. 2020년 말 기준 김 의원이 보유한 채무액은 약 7000만원이었는데 이는 2021년말 0원이 됐다.
2022년 말 기준 김 의원의 예금 규모는 4억5681만원으로 전년 대비 6억5900만원 감소했다. 대신 보유건물 가액이 5000만원에서 8억2000만원으로 7억7000만원이 늘었다. 재산신고상 안산시 아파트, 여의도 오피스텔에 대해 신규로 전월세 계약을 맺었다고 기재됐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8일 KBS와의 통화에서 "2022년 2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무렵에 약 8억원을 거래소에서 은행에 이체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즉 가상자산 투자금 일부를 현금화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단 설명이다. 이같은 내용은 기존 언론에 배포된 입장문에는 없던 내용이다.
다만 가상자산 8억원을 현금화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다면 1년 새 6억원 넘는 규모의 예금이 감소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또 남게 된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김 의원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쟁점은 김 의원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위믹스' 코인을 샀는지다. 위믹스는 '미르의 전설' 등을 개발한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자산이다.
김 의원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 논란 핵심에 있는 것도 다른 코인이 아닌 위믹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위믹스 코인을 80만여 개 보유했으며 당시 그 가치가 60억원에 달했었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전날 밝힌 입장문에서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에 사용했고 2021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로 대금 10억원을 이체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직접 가상화폐거래소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 거래소는 업비트로 추정된다. 김 의원이 주식매도금액을 최종 이체한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단 당시 이체 대금으로 위믹스 코인을 샀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위믹스 코인은 2022년 1월11일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됐다. 즉, 김 의원이 가상화폐거래소로 10억원을 이체한 시점과 실제 위믹스가 상장된 시점 사이에는 약 1년 여의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위믹스가 가장 빨리 상장된 거래소는 빗썸으로 그 시점은 2020년 10월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시 빗썸을 통해 위믹스 코인을 거래했다면 시점상 가능하다"면서도 "만약 자신이 거래하는 거래소에 위믹스가 상장되지 않았는데 해당 코인을 얻었다면 타인을 통해 김 의원 전자지갑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등의 추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날 김 의원 측이 언론에 입장을 밝힌 형식은 기자회견이 아닌 입장문 배포였다. 이체 내역 등을 갈무리한 첨부 이미지 10페이지를 포함 총 13페이지의 입장문이었다.
다만 김 의원 본인의 일방적인 해명을 전달하는데 그쳐 거래 과정에서 드는 의문을 전부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김 의원은 대선 기간인 2022년 1~3월 사이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3개월 이외 시점에 인출이 있었는지 여부와 그 규모, 현금 인출이 아니더라도 다른 계좌로의 이체가 있었는지 여부는 해명하지 못했다.
김 의원이 대다수 언론과 접촉치 않은 채 일부 언론과 개별 인터뷰만을 진행중인 것도 의혹 해소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물리적으로 시간 내기가 쉽지가 않다"며 "한분, 한분 다 전화를 받으면서 충분히 설명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부족한 부분은 차후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더 상세하게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해명이 충분치 않단 지적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김 의원의 거래를 이상거래로 탐지했단 사실에 주목했다. 이 의원은 "거래소가 김 의원 계좌에 대해 왜 이상거래로 탐지했을까.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해명한 것은 본인이 현금으로 찾은 거는 440만원밖에 없었다(는데) 이 말 자체는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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