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땅굴 9m 곡괭이질…청주 ‘기름 절도단’ 잡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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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송유관 30㎝ 앞까지 땅굴을 팠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에도 충북 옥천에서 송유관이 지나는 인근의 한 주유소를 임대한 뒤 땅을 파고들어 갔으나 땅굴이 지하수로 침수돼 기름을 훔치지 못한 사실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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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송유관 30㎝ 앞까지 땅굴을 팠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송유관을 뚫으려다 지하수가 터져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도유단 총책 유아무개(58)씨와 자금책 김아무개(56)씨, 도유 기술자 조아무개(66·전 대한송유관공사 직원)씨, 땅굴 기술자 신아무개(44)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를 보면, 이들은 지난해 5월께 총책 유씨와 자금책 김씨 등 3명이 송유관 기름을 훔쳐 팔기로 모의한 뒤 도유 기술자 등을 끌어들여 도유단을 꾸렸다. 기름을 훔치면 작업자 3명에게는 임금을 지급하고 총책은 리터당 400~500원, 다른 일당은 리터당 100원씩 나눠 갖기로 했다. 범행 대상지는 송유관이 매설된 지역 가운데 훔친 기름을 운송하기 편리하고 주위에 민가가 없는 도로변이었다.
이들은 지난 1월 송유관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 충북 청주시 국도17호선 변의 한 모텔을 보증금 8000만원, 월 45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임대한 뒤 지하실 콘크리트 벽을 부수고 송유관까지 땅굴을 팠다. 이들이 판 땅굴은 가로 81㎝, 세로 78㎝, 길이 9m 규모로 전등이 설치돼 있고 벽과 천장, 바닥에 나무를 대고 기포(폼)를 쏴 물과 흙이 쏟아지지 않게 했다.
이들은 경찰이 현장을 급습한 지난 3월3일까지 60여일 동안 9m를 파고들어 가 송유관 앞까지 다다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땅굴 끝에 모래가 쌓여 있었는데 송유관 설치 당시 외부의 충격을 방지하려고 설치한 모래로 확인됐다. 이들은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삽과 곡괭이만으로 땅굴을 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에도 충북 옥천에서 송유관이 지나는 인근의 한 주유소를 임대한 뒤 땅을 파고들어 갔으나 땅굴이 지하수로 침수돼 기름을 훔치지 못한 사실도 밝혀냈다. 총책 유씨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송유관에서 주유소까지 도유밸브를 연결해 훔친 기름을 팔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모텔에서 훔친 기름을 주유소에서 팔아도 될 것 같아서 사업자등록을 내고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유 기술자 ㅈ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말렸다. (총책 등의 의지가 확실해) 나이도 있고 하니 도유 밸브만 설치해주고 빠지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재춘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전직 송유관공사 직원인 조씨는 송유관에 기름을 훔치는 유압밸브를 설치하면서도 송유관 압력이 떨어지지 않게 조절해 송유관공사의 도유 감시망을 피하는 방법을 아는 ‘기술자’로 통했다”며 “국정원 전북지부에서 제보를 받고 수사해 지난달 총책 등 7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최근 공범 한명을 추가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총책 유씨는 지난해 청주의 또 다른 주유소 한 곳도 사들인 것을 확인하고 이 사건과 연관성을 캐고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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