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자파 이용 정보획득 기술

2023. 5. 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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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매순간 정보를 획득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사고와 행동을 한다.

문제는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이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화되고 있어 기존 법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전자파를 이용한 정보획득은 새롭게 부각되는 기술이다.

또한 우리 주변 사물인터넷(IoT) 장치가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장치를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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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한국전자파학회장

사람은 누구나 매순간 정보를 획득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사고와 행동을 한다. 인간이 모인 조직도 마찬가지다. 회사나 단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획득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이처럼 정보획득은 조직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통신비밀보호법 등 법률을 통해 사적 및 공적기관 도청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이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화되고 있어 기존 법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합법적 정보 획득과 불법적 정보 획득 경계가 모호하고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이따금 정치인 휴대폰 화면 사진이 찍혀 사회적 논란거리가 된 적 있는데 공공장소에서 공인 휴대폰을 엿보는 것이 도덕적 비난 대상이 아니라 법적 처벌을 받을 사안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대통령실에 대한 도·감청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가능 여부와 방법론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억측도 떠돌아다닌다. 개인 차원 정보보호 측면뿐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휴대폰 감청에 관한 기술은 2005년 진대제 장관 시절 이미 정리된 바 있다. 또 도청장치나 몰래카메라를 이용하는 기술은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장치 및 서비스를 활용해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기술적 진보도 이뤄져왔다. 특히 전자파를 이용한 정보획득은 새롭게 부각되는 기술이다.

현대는 정보화 사회고 대부분 정보는 유무선 통신기술을 통해 전자파 형태로 유통된다. 정보가 전자파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과학적 사실이다. 휴대폰은 물론이고 컴퓨터, 자동차, 드론 등 장치 내부에서 동작하는 전자회로는 필연적으로 전자파를 발생시키게 된다. 무선통신장치나 레이다와 같이 의도적으로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도 있지만, 모든 전자기기는 의도하지 않은 전자파를 발생시키게 된다. 물론 국가에서는 이렇게 발생하는 전자파가 다른 기기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비의도적 전자파 발생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문제는 비의도적으로 발생되는 미약 전자파에도 중요한 정보가 실려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분석해 원하는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표적 예가 수 십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수 모니터 화면정보를 복원해 내는 기술이다. 물론 휴대폰이나 태블릿PC 화면을 원거리에서 방출되는 미약전자파를 이용해 복원해 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우리 주변 사물인터넷(IoT) 장치가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장치를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음성신호 복원도 가능하며, 휴대폰에 내장된 관성센서 등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가정용 로봇청소기 라이다 센서 등을 활용해 음성신호를 복원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감청 기술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사회적 비난 때문에 관련 기술이나 산업이 매우 낙후된 상태다. 세계적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은 경쟁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나 기술적 내용을 모른다면 이를 방지할 대책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효과적이지 않다. 기술 특성상 기술개발을 통한 산업적 파급효과나 수출 기여도가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에 대한 국가주도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새로운 정보획득 및 침해 기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육종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한국전자파학회장 jgyoo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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