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토큰증권 판단성 기준과 알트 코인 미래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 투자계약형 또는 투자수익 가상자산이다. 반면 ICO를 통해 거래소에 상장된 거래소 코인들은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지 않는 가상자산이다. 미국 SEC와 리플간 소송에서 보듯이 당국은 가능한 자본시장법 테두리 안으로 가상자산을 끌어들이려하고 거래소 상장 가상자산 발행기관들은 제도권으로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제도권 가상자산과 비제도권 가상자산을 어떻게 구분해야하는가? 이는 향후 국내 STO 시장의 본격도래에 앞서, 명확히 법제화되어야 할 사안이다.
일반적으로 증권거래 중 투자수익형이나 계약형은 기존 증권거래와 동일시해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다. 투자수익성 여부를 판정하는 대표적 기준으로 하위테스트가 있다. 하위테스트(Howey Test)란 어떤 증권 거래가 수익형 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테스트다.
만약 투자수익형에 해당하는 경우 증권법 규제를 받아야 한다. 이 테스트는 1933년 미국 플로리다의 대규모 오렌지 농장인 하위컴퍼니(Howey Company)가 분양한 토지거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수익형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만든 테스트 기준에서 유래됐다. 하위컴퍼니는 자신의 농장의 절반을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이를 임대받아 오렌지를 경작한 후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증권관리위원회는 이것이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한 투자수익형 계약이므로 미국 증권법에 따라 사정 증권 등록 절차 및 공시 의무 등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하위컴퍼니로부터 농장 일부를 매입한 사람들은 직접 오렌지를 재배할 필요가 없이 자신의 소유한 농장 지분에 대해 하위컴퍼니에 임대를 주고 그 대가로 임대소득과 오렌지 재배 소득 일부를 보장 받는 방식이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투자 수익형 계약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미국증권관리위원회는 임대소득과 오렌지 재배수익은 사전 설정된 수익 계약에 의해 분배된 투자수익형 계약이고 하위 컴퍼니가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법원에 제소했다. 10여 년의 송사 끝에 법원은 미국증권위원회 손을 들어 주었다. 이후 이 결정은 증권 투자계약성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하위테스트는 암호화폐, STO 및 ICO 등 가상자산 거래의 증권성 여부 판정에 적용될 수 있다. 하위테스트의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해당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계약형 증권거래로 볼 수 있고 증권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한 가지라도 충족을 못할 경우 수익보장을 위한 투자계약형으로 볼 수 없으며 증권법의 관리 감독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투자계약이나 수익성 판단은 가상자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코인이 하위테스트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증권법의 저촉을 받게 되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다. 현재 유틸리티 토큰과 비트 등 결제용 토큰은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증권형 토큰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비트코인은 처음 만든 주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데다, 오직 채굴을 통해서만 발행되고 있으며 투자자가 지불한 돈이 공동기업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개별 투자가들이 가지고 있다. 또 테라(Terra) 등 온라인 거래에서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해 페깅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에도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증권형 토큰으로 보기 어렵다.
반면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 대부분은 투자수익형 증권에 해당 될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한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했지만 이미 오랜 시간 전에 ICO를 진행하였고, 운영 주체가 없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으며, 이더리움 재단이 존재하지만 이들에 의한 주도적 가격상승은 없었기 때문에 증권형 토큰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반면 가상자산 ICO는 대부분 하위테스트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투자자들이 현금과 비트, 이더와 같은 암호화폐로 투자해 투자로부터 일정 수익(profit)을 얻으리라는 기대가 있으며 투자된 돈은 ICO를 진행한 재단법인 또는 암호화폐 개발팀등의 공동 기업(common enterprise)에게 귀속된다. 코인 투자 수익은 투자자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코인 개발 회사나 기관투자가 또는 Market maker 등 제3자(third party)의 노력에 의한다.
그렇다면 알트코인 시장 미래는 어떨까? 아직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을 증권으로 볼지 여부는 미국 규제당국에서 정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SEC)는 대부분의 알트코인을 증권으로 규정해 규제하려는 반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으며 이는 미국 의회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기존 알트코인 제도권 편입이 늘어나더라도 이는 가상자산의 급격한 시장 축소보다는 가상자산 제도화를 통한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대한 반사효과가 더 클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이나 거래소 및 증권사들은 STO 시장의 도입에 따른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확대를 통한 시장 생태계 조성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그 규모도 예상보다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환경은 그간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기술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노드구성이나 호환성 및 표준화도 향후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들이다. 가상자산 제도화의 목표와 운용에 대한 명확한 방향설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영역의 참여자 의견 수렴이 시급하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smi9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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