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글로벌 비중 40%까지 확대…소액지분 전략투자"(종합)

서상혁 기자 2023. 5. 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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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K-금융]"아세안, 매력적인 시장…현지 파트너십 활용해 진출"
"소액지분 투자 후 사업성 검증해 추가 투자…BIDV, 매우 성공적인 사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9일 싱가포르 '금융권 공동 투자 설명회(IR)'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싱가포르=뉴스1) 서상혁 기자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현재 20% 수준인 글로벌 이익 비중을 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효율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금융회사에 소액 지분을 우선적으로 투자한 뒤 사업 가능성 검증을 거쳐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금융권 '대환대출 인프라'를 두고선 "금융상품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채널의 분리) 촉진으로 금융산업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비해 하나금융은 은행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을 종합자산관리 앱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9일 오전 싱가포르 팬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코리안리재보험 등 국내 6개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시장을 홍보하고 금융감독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함 회장은 "향후 글로벌 이익 비중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한국보다 앞서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일본의 경우 현재 40% 내외인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4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연간 순익 중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5%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높다. 함 회장은 "현재 하나금융은 2022년말 기준으로 총 25개 국가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향후 아세안 국가를 주요 타깃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함 회장은 "아세안 국가는 현재 금융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동남아 시장에서의 기회 요인을 잘 활용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현지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소액 지분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엔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증권이 BIDV 자회사인 BSC증권 지분 35%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함 회장은 "직접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기존 금융권의 방식과 구별되는 하나금융만의 차별화된 전략"이라며 "투자 초기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 인력, 인프라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 투자자로서 금융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사업성과 확장성을 검증한 후, 가능성을 확인하면 추가 투자나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며 "BIDV는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1조원 규모의 투자로 5800억원의 이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출시 예정인 금융권 '대환대출 인프라'를 두고선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채널의 분리)가 촉진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교해 보고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6월에는 플랫폼을 통해 예금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예금 중개 플랫폼'도 출시된다.

함 회장은 "은행별 신용대출 한도나 금리 등 정보를 제공받아 비교하는 게 가능해지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고 은행간 경쟁도 매우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신용대출의 경우 고금리 부담으로 인해 시장의 수요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 상품으로 일정 부분 대환 수요가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디지털 플랫폼 전략에 대해선 "하나원큐라는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을 '종합자산관리' 앱으로 고도화해, 고객 이탈을 방어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빅테크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블랙록, 캐피탈 그룹, 싱가포르투자청 등 싱가포르에 소재한 투자기관 소속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총 2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참가했다.

오전엔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이복현 금감원장과 참여 금융사 CEO들이 패널로 참석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소통하는 '공동 Q&A'가 진행됐으며, 오후엔 참여 금융사별 해외 투자자와의 IR 미팅 프로그램이 열렸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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