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억원 피해"…주가폭락 피해자 66명 라덕연 등 형사고소(종합)

[주가조작사태] 증권사들 추심 유예 해야…증권사 상대 손배청구도 예정
"의사 등 전문직 다수 포함, 최근 투자자 피해액 훨씬 커"

법무법인 대건 공형진(왼쪽),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소시에테네랄(SG) 증권발 폭락 투자자들의 라덕연 투자컨설팅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3.5.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이비슬 한병찬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42)등 6명을 사기·배임·범죄수익은닉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특히 주가폭락 사건의 피해자들 중에는 원금과 빚을 포함해 피해금액이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소송 대리 법무법인 대건의 공형진·조정윤 변호사는 9일 피해자 66명을 대리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 대표 등 6명을 서울남부지검에 형사고소했다.

공 변호사는 고소장 접수 전 기자들과 만나 "66명 중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의 피해액이 원금과 빚을 포함해 1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 중 의사 등 전문직이 많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비율을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가 있다"며 "피해자들 중 짧게는 2~3개월 전부터, 길게는 3년 전부터 투자를 한 사람들이 있는데 특히 최근에 투자 시작하신 분들의 피해액이 훨씬 컸다"고 말했다.

일가족이 피해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 공 변호사는 "지인으로부터 권유받아 투자를 받은 경우가 많은데 어머니, 아버지, 자식, 형제, 사촌, 삼촌 이런식으로 소개에 소개를 거듭해 투자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주식에 대해 문외한이었다고도 설명했다. 공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휴대폰을 라씨 일당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공범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정매매에 대해 예측도 못했고 아예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 대표측에서 투자를 유치할 때 (투자자들에게)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서 선량한 피해자 입장에서 그냥 믿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피해자에 대한 추심 유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 변호사는 "현재 증권사가 피해자들에게 자꾸 전화해서 변제 요구를 하거나 변제 계획서 등을 주말, 야간 가리지 않고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며 "가압류가 진행된 것도 있는데 현재 책임 소재에서 증권사의 책임이 불분명한데 추심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면서도 사태를 막지 못했다"며 "(추심 관련)금융위원회에도 진정서를 냈고, 금융당국도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 사태가 터지고 자신의 빚이 재산보다 훨씬 많아진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분들도 있은데 추심을 진행하고 있다"며 "추심 유예를 해 주면서 정상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건은 증권사을 대상으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공 변호사는 "과거 루보사태 때도 증거금에 대한 증권사의 안일한 태도 때문에 30%의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어서 그 부분을 연구해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법인 대건을 통해 1차로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들은 총 66명이며, 피해액은 원금과 신용대금을 합쳐 1350억원이다. 1차 고소 이후 진행할 2차 고소를 포함해 전체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 수는 약 150명, 총피해 액수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 대표는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시세조종으로 얻은 투자이익과 수수료를 편취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를 받는다.

라 대표는 측근이 운영하는 골프업체, 헬스장, 병원 등을 통해 수수료를 결제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의혹도 받고 있다.

대건은 라 대표 외에도 투자자 모집에 핵심 역할을 한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33), VIP 투자자와 투자자문업체를 관리한 변모씨(40), 투자자 접대와 수금을 담당한 조모씨(42), 매매 일정을 관리한 장모씨, 수익금 정산 및 법인 자금을 관리한 김모씨까지 총 6명을 고소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