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김은선, 동양인 여성 첫 베를린필 객원 지휘자 선정
객원지휘 6명 중 유일한 여성
보수성 뚫고 실력으로 인정
9일(현지시간) 베를린 필하모닉이 공개한 2023-2024 시즌 일정에 따르면 김은선은 내년 4월 18~20일 열리는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다. 3차례 공연에서 김은선은 소프라노 타마라 윌슨이 부르는 쇤베르크의 ‘기대’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을 지휘한다.
1882년 창단한 베를린 필하모닉은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다. 상임 지휘자 뿐만 아니라 객원 지휘자로 이 악단을 지휘하는 것은 역량을 인정받은 이력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인 지휘자 중에서는 정명훈이 객원 지휘를 맡았다.
김은선이 이 악단의 객원 지휘자로 선정된 것이 주목받는 이유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까다롭고 보수적인 조직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창단 100년 만인 1982년 처음으로 여성 단원이 입단했고, 올해 2월에 라트비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비네타 사레이카를 첫 여성 악장으로 뽑았다. 141년 역사상 상임 지휘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다음 시즌 신규 객원 지휘자로 선정된 6명 중에서도 여성은 김은선이 유일하다. 김은선이 첫 동양인 여성으로 이 악단의 지휘를 맡게된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김은선은 연세대 작곡과와 동 대학원 지휘과를 거쳐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를 졸업했다. 2008년 5월 스페인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 국제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럽과 북미에서 잇달아 여성 최초 기록을 세우며 클래식 음악계에 이목을 끌어왔다. 김은선은 29세였던 2010년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사벨 여왕 2세 때 창립한 유서 깊은 악단을 20대 후반 여성 지휘자가 지휘하면서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에는 여성 지휘자 최초로 SFO 음악감독으로 발탁돼 2021년부터 악단을 이끌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이어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오페라단인 SFO를 이끌게 되면서 당시 뉴욕타임스(NYT)에서는 김은선을 ‘역사를 만드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에는 프랑스 최대 음악 행사인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콘서트의 총감독을 맡아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라디오프랑스 합창단, 소년합창단을 지휘했다. 2021년에는 ‘오징어 게임’ 이정재와 함께 NYT 선정 문화계의 ‘올해의 샛별’로 뽑히기도 했다.
김은선은 현재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인 키릴 페트렌코가 2011년 프랑스 리옹 오페라 음악감독일 때 보조 지휘자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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