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환불 거부”…파양 반려동물 사업자 갑질 약관 시정

반려동물 뒷모습. 픽사베이

반려동물을 파양한 이후에는 일체 계약 해지·환불을 할 수 없도록 한 ‘신종펫숍’의 갑질 약관이 시정됐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려동물 파양 사업자인 아이조아 서울점의 파양·입소각서를 심사해 파양 동물 입소 후 반환·환불 불가, 최고(독촉) 절차 없는 계약 해제, 과도한 위약금 조항 등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파양은 반려동물을 기르지 못하게 된 주인이 다른 주인을 찾을 때까지 (펫숍)사업자에게 소유권을 넘긴다는 의미다. 고객들은 재입양 전까지 해당 동물의 보호·관리 명목으로 펫숍 측에 관리비·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펫숍 사업자는 고객과 반려동물에 대한 ‘파양·입소각서’를 작성한다. 펫숍 사업자 아이조아 서울점은 파양·입소각서에 ‘파양 입소 후에는 반환이 불가하며, 입소비 및 어떠한 비용도 반환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 파양 이후 이전 소유자는 사육에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을 두고 “고객 입장에서는 사업자가 보호·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약정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려동물의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관여를 전혀 불가능하게 하면 사업자가 채무를 이행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바, 사업자의 의무를 이유없이 경감하고 있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할부금 이행지체 시 최고절차 없는 계약해제 조항 ▲잔금 납부 2주이상 지체 시 과도한 위약벌 조항 ▲승·패소와 상관없이 파양인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조항 등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아이조아 서울점은 반환·환불 불가를 비롯한 불공정약관을 자진 시정했다.

김동명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반려동물 파양에 따른 일련의 서비스 계약 관행이 정착하기 전에 일부 사업자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부득이한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파양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