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절도단’ 모텔 지하실서 삽·곡괭이로 땅굴 파 기름 훔치려던 일당 적발

강은선 2023. 5. 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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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훔치기 위해 7개월 동안 모텔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땅굴을 파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석유를 훔치려고 한 총책 A(50대)씨와 전직 대한송유관공사 직원인 기술자 B(60대)씨 등 8명을 기름을 빼내려 한 혐의(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로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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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훔치기 위해 7개월 동안 모텔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땅굴을 파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석유를 훔치려고 한 총책 A(50대)씨와 전직 대한송유관공사 직원인 기술자 B(60대)씨 등 8명을 기름을 빼내려 한 혐의(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로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국도변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판 땅굴. 이들은 모텔을 임대한 뒤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9m 정도를 굴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제공
범해 장소를 물색하던 이들은 지난 1월 1일 충북 청주의 한 모텔을 통째로 빌렸다. 송유관과는 불과 9m 거리로 4차선 도로와 바로 인접한 모텔이었다. 이들은 이곳 지하실 벽면을 뚫고 삽과 곡괭이 등으로 1개월 여간 10m가량의 땅굴을 파 송유관까지 접근해 기름을 빼내려했다. 

A씨는 석유 관련 일을 하다 알게 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ℓ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꼬드기며 공범을 모집했다.

자금책 2명, 석유 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굴착 작업자 등을 모집한 이후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 물색, 송유관 매설지점 탐측, 땅굴 설계도면 작성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지름 50㎝가량인 송유관은 24시간 관리하기 때문에 구멍을 내서 기름을 빼내는 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B씨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다 동종의 전과로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도변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판 땅굴. 이들은 모텔을 임대한 뒤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9m 정도를 굴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제공

이들은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에 있는 주유소를 임대 후 한차례 굴착 시도를 했으나 당시 땅굴에 물이 너무 차자 포기했다. 이후 청주의 한 모텔을 2차 범행 지로 잡았다. 지난 1월 모텔을 통째로 임대해 곧바로 굴착에 들어갔다.

모텔 주인에겐 ‘모텔 사업을 하겠다’는 말로 속이고 월세 45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일당은 이곳에서 먹고 자며 종일 땅굴을 파 송유관 30㎝ 이내까지 도달했지만 석유를 훔치기 직전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제보를 받아 이들의 범행을 사전에 파악했다. 지난 3월 5일 1차 검거 후 지난달 10일까지 A씨와 기술자 B씨, 자금책, 작업자 등 4명을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 가담 정도가 낮은 자금책, 단순작업자 등 4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범행에 성공하면 빼낸 기름을 옥천 주유소로 옮겨 판매할 계획이었다

국도변 모텔을 임대한 뒤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9m 정도를 굴착하다 경찰에 검거된 현장.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대전경찰청 제공 
송유관이 있는 위치는 국도 바로 아래였다. 4차선인 이 국도는 일평균 차량 6만6000대가 오가는 도로로 땅굴로 인해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춘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땅굴은 유관기관과 함께 원상복구했고 안전 점검을 마쳤다”며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높은 송유관 도유는 폭발, 화재, 환경훼손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송유관 관련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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