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성스러운 투쟁에 전투적 인사” 푸틴에 ‘전승절’ 축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전투적 인사를 보낸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재확인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푸틴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전승절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5월9일 소련이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주요 국경일이다.
김 위원장은 “로씨야(러시아) 인민은 무비의 영웅주의와 희생성을 발휘하여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였다”며 “승리는 로씨야의 고유한 전통이며 전승의 영광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여도 역사에 길이 빛나며 로씨야와 더불어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그는 “나는 강인하고 정의로운 로씨야 인민이 당신(푸틴 대통령)의 영도 밑에 적대세력들로부터 가해지는 온갖 도전과 위협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여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나는 이 기회에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고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과감히 떨쳐나선 당신과 로씨야 군대와 인민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전투적 인사를 보내는 바”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전승절 당일 바로 축전을 보내고 공개한 것은 북·러 연대를 공고히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제 정세가 ‘신냉전’ 구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양국은 서로 “한 전호(참호)에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더욱 밀착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지하는 극소수 국가들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로 여겨지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북한은 미국이 전 세계 패권을 움켜쥔 일극 체제가 약화돼 ‘다극화’ 국제 정세로 전환되길 기대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북한 동향과 관련해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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