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비싸졌어”...빵·과자 가격 상승 주범으로 몰린 설탕 “억울해”
빵·과자 등 제조원가에서
설탕 비중 10% 안팎 불과
설탕값 올라도 영향 미미
국제 설탕(원당 기준) 가격이 올 들어 27%나 급등하면서 설탕을 많이 쓰는 빵·과자·음료·아이스크림 등 식료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Sugar inflation)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50% 넘게 급등했던 밀가루 값은 안정세를 찾으면서 설탕이 최근 식품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다만 빵이나 과자 등 식품 제조원가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이어서, 설탕값이 30% 올랐다고 해도 식품 원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설탕이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가격 상승의 주범이 아니며, 앞으로 설탕값이 더 오르더라도 이 때문에 식품값이 급등할 것이란 염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안정적이던 최근 국제 설탕(원당) 가격은 2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4월 한달간 17%나 오르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고온·폭우 등 기후 변화로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생산하는 인도·브라질·태국 등이 작황이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세계 최대 설탕생산국인 인도가 사탕수수를 활용한 에탄올을 최근 바이오 연료로 많이 쓰는 것도 설탕 수급 불안을 초래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설탕이 많이 쓰이는 주요 식품의 원료별 원가 비중을 따져보면 설탕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제품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가 한국평가데이터의 ‘식품산업 주요 업종별 제조원가 내 재료비 비중’ 자료(2021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 원료소비실태조사’ 자료(2022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빵(5.1%), 과자(12.0%), 음료(14.5%), 커피(5.5%) 등 주요 식품 제조원가 내 설탕 비중은 10% 안팎이다. 올 들어 원당 가격 상승분 약 30%가 반영되더라도 빵·과자의 원가 상승 요인은 약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가공식품 가격 상승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같은 대외 환경 악화 및 인건비·전기가스 요금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설탕 및 관련 제품 사재기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젠장”…영부인이 내놓은 음식에 바이든 ‘버럭’, 무슨 요리길래 - 매일경제
- 호프집도 음식점도 사라졌다...요즘 자영업 이게 대세라는데 - 매일경제
- 첫 데이트에 오마카세 가자고 하면?…男 “더치페이 할 것” - 매일경제
- “요양병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 넣었다”…누리꾼들 공분 - 매일경제
- “아빠는 청렴한 논리주의자”라던 딸 조민…조국의 답변은 - 매일경제
- [단독] 검찰, ‘빗썸 실소유주’ 강종현 관련 초록뱀미디어 압수수색 - 매일경제
- “애플은 기술 회사가 아닙니다”...팀쿡이 밝힌 회사의 비밀 [홍키자의 빅테크] - 매일경제
- “남녀경찰 갈등 터질게 터졌다”…혼성기동대서 무슨일이 - 매일경제
- 김남국 “가상화폐, ‘내돈내투’ 했다...전세금 6억으로 주식서 코인 투자” - 매일경제
- 김연경과 김수지가 한 팀서 뛴다…더욱 뜨거워질 삼산, 팬들 응원 힘입어 못 이룬 V5도 달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