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신임 KIA 단장 "포수 공백? 선수들 믿고싶다"

김희준 기자 2023. 5. 9. 15: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2008년 KIA에서 은퇴한 뒤 15년 만에 복귀
"전기차 오래가도록 하는 배터리 역할 되겠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심재학 KIA 단장이 9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05.09.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심재학 KIA 타이거즈 신임 단장이 "과감한 트레이드를 하겠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심재학 단장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약점으로 지적되는 포수 포지션 보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개막 직전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 논란'에 휩싸여 물러나면서 단장 자리를 비워둔 채 2023시즌을 맞은 KIA는 개막 이후 한 달여가 지나 심 단장을 새로운 단장으로 선임했다. 심 단장의 임기는 2025년까지다.

2004~2008년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심 단장은 15년 만에 프런트의 수장으로 호랑이 군단에 돌아왔다.

심 단장은 "시즌 중 이례적으로 단장이 됐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부담스럽지만 앞으로 KIA가 치러야할 경기가 더 많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타격코치까지 직업 3개를 그만두고 왔다. 이제 한 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KIA에서 뛴 5년 동안 타율 0.282 22홈런 81타점을 기록한 2004년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던 심 단장은 "KIA에서 뛰는 5년 동안 첫해에만 잘하고, 나머지 4년 동안은 그다지 잘 하지 못했다. 선수 때를 떠올리면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그래서 단장으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KIA에 대한 애착이 있고, 그라운드에서 못한 것을 프런트 쪽에서 집중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현재 포수 쪽에 대한 고민이 크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동원이 주전 포수로 뛰었지만, 2022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돼 LG 트윈스로 떠난 후 빈 자리를 좀체 메우지 못하고 있다.

심 단장은 "현재로선 우리 선수들을 믿고 싶다. 아직 20대 포수들"이라며 "동기부여를 주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수 자원이 풍부한 삼성 라이온즈와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심 단장은 "과감한 트레이드는 하겠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단장 선임 후 '귀를 열라'는 조언이 가장 와닿았다는 심 단장은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라 일단 팀에 스며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팀이 가야 할 방향과 제가 갈 방향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며 "내가 색깔을 내면 오히려 잘 끌어가고 있는 팀의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자리에서 "도움이 되는 일은 모두 하겠다"고 밝혔다는 심 단장은 "팀에 빨리 스며들어 부족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겠다"면서 "김종국 감독이 전기차라면, 저는 전기차가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은 심재학 단장과의 일문일답.

-단장에 오른 소감은.

"일단 시즌 중에 이례적으로 단장이 됐다.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부담스럽지만 앞으로 KIA가 달려가야 할 경기가 많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KBO 전력강화위원,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타격코치까지 직업 3개를 그만두고 왔다. 이제 한 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KIA 팬층이 두껍고 전국에서 팬이 가장 많은 팀이다. 팬들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팬이 우선인 야구를 하겠다.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KIA에 오랜만에 돌아왔다.

"아는 직원, 후배들이 있다. 내가 살던 곳도 오랜만에 가봤는데 많이 변했더라. 중계 때 와봤고, 5년이나 살았던 곳이라 정겹다. 새로운 느낌은 없는 것 같다."

-김종국 감독의 고려대 1년 선배다. 이야기를 나누기는 편할 것 같은데.

"깊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깊은 대화를 하기에는 시간이 짧아서 오늘 경기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듣고, 서로 생각하는 방향 정도만 이야기를 했다. 김종국 감독과는 학연 때문이 아니라 원래 친하게 지내던 후배다. 사적으로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도 했던 감독님이다. 대화나 이런 것을 하기에는 편한 상황이다."

-KIA에 선수로 있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선수 시절 KIA에 와서 5년 있는 동안 첫 해 잘하고 나머지 4년을 못했다. 선수 때를 떠올리면 팬들에게 죄송하다. 단장을 맡게 되면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KIA에 대한 애착이 있다. 야구장에서 못한 것을 프런트 쪽에서 집중해서 하겠다."

-해설위원으로 본 KIA는 어땠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팀 케미스트리다. 그게 잘 돼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는 김종국 감독이 잡음 없이 팀을 잘 이끌지 않았나 싶다."

-전력 평가를 해준다면.

"포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저는 차라리 우리 선수들을 믿고 싶다. 여러분이 아시는 선수들을 믿고 싶다. 동기부여를 주면 오히려 낫지 않을까 한다.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동기부여를 줘야 더 잘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20대 포수들이다."

-선수 출신 단장에게 기대를 했는데 실패한 모습이 있었다. 부담도 있을텐데.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김종국 KIA 감독과 심재학 신임 단장이 9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 상견례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3.05.09. hyein0342@newsis.com

"제가 KIA에서 선수로서 실패한 것이 맞다. 어느정도 팀의 방향성을 잡을 때 혼자 독단적으로 이끌고 나가지 않겠다.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라 일단 팀에 스며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스며들면서 팀이 가야할 방향성을 제가 갈 방향성과 맞춰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색깔을 내면 잘 끌어가고 있는 팀의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 팀의 방향성에 나를 맞추도록 노력하겠다."

-프런트 경험은 일천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선수 출신 단장, 프런트 출신 단장을 나누는 것에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다. 나의 장점을 살려가고, 프런트 쪽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면 협업을 하면 된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야할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면.

"일단 1군에서의 경기 운영 방식은 감독에게 일임할 것이다. 하지만 대화는 할 것이다. 둘째로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육성 시스템이다. KIA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성과를 내는지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퓨처스리그 경기, 훈련 때 가보려고 한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제 생각과 일치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올 시즌에는 쉽지 않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용하는 '팜 디렉터'라는 직업을 만들고 싶다. KBO리그는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임기 안에 못해도 다음 단장이 왔을 때라도 좋은 시스템이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육성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선수 육성이나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간다는 이야기인가.

"선수들을 믿을 것이다. 다만 과감한 트레이드는 할 것이다. 하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곘다.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보다 이익이 우선이다."

-단장 된 이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었나.

"귀를 열라는 조언이 가장 좋은 조언 같았다. 야구에서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KIA 야구는 팬들에게 어필을 해야하는, 팬들이 믿을 수 있어야하는 상황이다. 리브랜딩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KIA가 돼야 한다."

-팬층이 넓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 다른 의견일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거를 것은 거르고, 다수의 의견을 수용하겠다. 팬들이 제가 하는 일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트레이드, 신인 지명 등에 대해 정말 필요하면 팬들이 이해하는 선에서 하겠다.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감독과 상의해서 하도록 하겠다."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나.

"선수들에게 길게 말하지 않았다. 플레이를 할 때 도움이 되는 일은 모두 하겠다고 했다. 단장실 문은 열려있으니 베테랑들이 와줬으면 한다. 선수들에게 일대일로 다가가면서 많은 스킨십을 하겠다. 단장과 선수라기보다 친구같은 단장이 되고 싶다."

-단장으로서 본인만의 강점은.

"많은 경험을 했다. 감독, 프런트 경험은 없지만 코치 경력이 있고, 여러 팀을 다니면서 장단점을 봤다. 해설위원을 하면서 공부했다. 또 외국을 다니면서 스카우트와 관계를 쌓았고, WBC를 경험하면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갇혀있는 KBO리그를 느꼈다. KIA가 WBC 나갔을 때를 생각하면서 외국 팀과 교류를 확대하려고 한다."

-3개의 직업을 포기하고 오셨는데 그래도 KIA 단장을 수락한 이유는.

"매력있는 자리다. 팬층이 워낙 좋다. 대신 부담스러운 자리기도 하다. 고민이 된 것은 시즌 중에 오는 것이었다. 부담스러웠지만 KIA 팬들의 응원에 매력을 느꼈다. 좋은 성적을 내서 KIA 팬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고 싶었다."

-공부 많이 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는데 임기 동안 본보기로 삼는 구단이나 단장이 있나.

"빌리 빈 단장을 이야기한다. 세이버매트릭스도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정보가 있고, 스태프가 있다. KIA의 분석팀은 많은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소화해서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KIA에서 만들고 싶은 야구를 한 단어로 표현하다면.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야구를 보면서 대접받는 기분을 만들고 싶다. 야구장에 와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다. 좋은 야구를 보고 갔다는 기분이 들도록 마케팅 쪽과 협업하겠다."

-단장 하면서 목표가 있다면.

"목표를 말하기는 이르다. 밖에서 부족한 부분을 봤고, 장점도 봤다.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빨리 스며들어서 부족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겠다. 빠르게 부족한 부분을 도와드리겠다. 김종국 감독이 전기차라면, 저는 전기차가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가 되도록 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