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녀’ 꼬리표 뗀 커밀라 왕비, 대관식에서 ‘흰색’ 드레스 입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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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8년 만에 '퀸 커밀라(Queen Camilla)'라는 공식 호칭을 인정받은 영국 커밀라 파커볼스(Camilla Rosemary Parker Bowles‧76) 왕비의 대관식 의상이 화제다.
커밀라 왕비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생전 즐겨 입던 영국 디자이너 브루스 올드필드(73)의 꾸뛰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식 내내 온화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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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현지 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찰스 3세(75)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열렸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이 치러진 이후 70년 만이다. 커밀라 왕비는 과거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와의 결혼 생활을 파탄 낸 '불륜녀'라는 비난을 받으며, 오랜 세월 왕세자빈 대신 '콘월 공작부인'으로 불려왔다. 이번 대관식에서 비로소 왕실과 국민에게 '퀸'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 초 영국에서는 커밀라 왕비가 대관식에서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에 관해 이목이 쏠렸다. 미국 매체 WWD는 3월 "영국 언론에서 커밀라 왕비가 대관식 드레스 디자이너로 브루스 올드필드를 선택할 것이라 추측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브루스 올드필드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옷을 줄곧 만들었고, 왕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브루스 올드필드는 1985년대 초 영국의 아동 자선 단체 '버나도즈'에서 만나 절친한 관계로 지냈다.
화이트 컬러, 새 출발과 결백 상징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커밀라 왕비는 대관식 당일 브루스 올드필드가 만든 화이트 무광 실크 드레스를 입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대표는 "(커밀라 왕비가) 불륜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출발과 결백함을 나타내고자 화이트 컬러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입은 의상은 볼레로를 부착한 듯 어깨선을 강조해 노출 없는 코트 드레스 느낌을 줬다. 이에 대해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는 "평소 커밀라 왕비가 왕실의 품위 유지를 위해 평범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을 추구해왔다"고 설명했다.드레스 곳곳 새겨진 황금색 꽃 자수에도 의미가 있다. 자연과 시골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는 들꽃 외에도 장미(잉글랜드), 엉겅퀴(스코틀랜드), 수선화(웨일스), 토끼풀(북아일랜드) 등 영국 네 지역을 상징하는 꽃들이 새겨졌다. 구두는 영국 디자이너 엘리엇 제드가 드레스와 같은 실크 원단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19세기 영국 왕실 공식 주얼리 하우스 가라드(Garrard)가 제작해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22.48캐럿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함께 매치했다. WWD에 따르면 이 목걸이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커밀라 왕비가 브루스 올드필드의 드레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관식 이전에도 커밀라 왕비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의상은 꾸준히 비교돼왔다. 여기에 커밀라 왕비도 다이애나 왕세자비처럼 브루스 올드필드와 긴밀한 우정을 다지며, 중요한 행사 때마다 그의 의상을 찾아왔다. 박 대표는 "(커밀라 왕비를 향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과 추측을 의식해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즐겨 입던 브랜드를) 용기 있게 직면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커밀라 왕비에게는 다소 위험한 선택일 수 있지만, 과감한 도전을 했다는 것이다.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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