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넷플릭스 흥행 덕분에…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도 ↑
경상수지 계정의 서비스수지 항목 중에 개인·문화·여가서비스수지 흑자 규모가 한국산 넷플릭스 콘텐츠와 케이팝(K-POP) 흥행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투자가 날로 증가하면서 기술·무역·기타사업서비스수지도 ‘깜짝 흑자’를 기록한 반면,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운송수지는 지난 2월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 수출입(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에서도 우리경제의 최근 변화상이 현실감 있게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서비스수지(외국에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벌어들인 수입액과 그 반대로 외국에 지불한 지급액의 차액) 계정을 구성하는 총 10여개 항목(운송, 여행, 지식재산권사용료, 보험, 금융, 정보통신, 개인·문화·여가서비스 등)을 보면, 개인·문화·여가서비스수지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4억8천만달러 흑자를 낸데 이어 지난 1~2월에도 2억1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개인·문화·여가서비스수지는 넷플릭스 콘텐츠 등 동영상과 케이팝 음원, 교육서비스 등 지식재산 교역의 수지(해외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액과 해외에 지불한 지급액의 차액)를 뜻한다. 이 수지는 연간으로 2018~2020년에 2억달러가량 흑자에 그쳤으나 2021년에 7억8천만달러로, 지난해에는 11억8천만달러로 흑자가 급증했다. 해외에 지급한 금액은 2018~2022년에 매년 7~9억달러로 비슷한 반면, 우리 콘텐츠로 벌어들인 수입액이 2018년~2021년 분기별 2~3억달러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2·3분기에 4억4천만~4억8천만달러로 늘었고 4분기에는 7억1천만달러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월간으로 봐도 수입액은 2020년 이후 1억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0월·12월과 지난 2월에 2억8천만달러 안팎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넷플릭스와 케이팝 등이 흥행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증가하면서 개인·문화·여가서비스수지 흑자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세 추이는 상품수지에서 뿐만아니라 운송서비스(화물·여객운임 등)수지에도 곧바로 반영돼 흑자폭 급감을 촉발하고 있다. 2018~2019년에 연간 적자를 냈던 운송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컨테이너 화물운송운임이 치솟으면서 2020년 10억달러, 2021년 128억달러, 지난해 131억달러 등 대규모 흑자를 냈다. 우리 선사가 한국산 수출화물을 운송해주는 대가로 해외수입업자로부터 벌어들인 화물운임수입액이 2020년 185억달러, 2021년 356억달러, 지난해 393억달러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21년 7월~2022년 8월까지 월간 30~40억달러에 이른 이 수입액은 우리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해 10월부터 월간 20억달러대로 줄어든 뒤 지난 1~2월에는 10억달러대로 더욱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1년 2분기부터 매분기마다 23억~46억달러 흑자를 내왔던 운송수지는 지난해 4분기에 13억달러 흑자로 대폭 축소됐고, 급기야 지난 2월(-2억2천만달러)에는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적자로 돌아섰다.
‘기타사업서비스수지’ 항목에는 기술·무역·기타사업서비스수지가 편제돼 있다. 여기에는 우리 대기업 본사와 해외지사 사이에 오가는 서비스거래(배당금 및 지식재산권사용료 제외) 및 엔지니어링서비스를 제공한 대가 등이 포함된다. 기술·무역·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해마다 30억~49억달러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에는 2억600만달러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분기마다 적자를 내다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각종 서비스거래 대가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1억2천만달러)와 4분기(19억3천만달러)에 흑자로 바뀌었다. 우리 대기업의 해외투자 급증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흑자로 풀이된다.
여행수지는 코로나 3년 동안 해외여행 급감으로 그 이전(월간 적자폭 10억달러 안팎)에 비해 월 적자폭이 -2억~-9억달러로 줄었으나,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지난해 12월(-11억3천만달러)부터 다시 적자가 확대돼 지난 1월 -14억8천만달러, 2월 -10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에서 서비스수지는 구조적 현상인 여행수지 대규모 적자 등에 따른 만성적 적자 계정이다. 1991년 이후로 보면, 외환위기 직후 대량 실직 사태와 환율 급등에 따른 해외여행 급감으로 연간 10~20억달러대의 흑자를 잠깐 냈던 두 해(1998년, 1999년)를 제외하면 서비스수지에서 연간 흑자를 낸 경험은 아직 없다. 다만 2018년 -293억달러, 2019년 -268억달러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한 뒤 해외여행 중단과 화물운송운임 급증 덕분에 2020년 -146억달러, 2021년 -52억달러, 지난해 -55억달러로 적자폭이 대폭 축소됐고, 월간으로 2021년 8월·10월, 2022년 2~4월에 월간 1억달러~5억달러 흑자를 내기도 했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서비스수지를 연간 -176억달러(상반기 -87억달러, 하반기 -89억달러)로 예상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와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교역물동량 감소(화물운송수입 둔화) 등으로 적자폭이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거라는 전망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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