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10년 아성 허물겠다...신제품 켈리로 도전장”
오비맥주 카스에 선전포고
테라 이후 4년만의 야심작
한달만에 100만상자 판매
지난달 ‘테라’의 뒤를 이을 맥주 신제품 ‘켈리’를 새롭게 출시한 하이트진로의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반드시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후 꼭 한 달이 되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켈리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다. 앞서 테라로 판을 흔들어 시장점유율이 상승했고 그 위에 켈리를 더하는 것이니 시장 1위 탈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켈리는 덴마크산 고품질 맥아를 사용한 올 몰트 라거 맥주로, 진한 맥주 향이 느껴지는 에일 맥주의 장점과 청량한 탄산감을 주는 라거 맥주의 장점을 모두 살린 제품이다. 지난달 4일 출시 후 약 한 달 만인 이달 10일 누적 판매량 100만상자(1상자당 500㎖ 20병)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출시 초기이긴 하지만 테라보다 3일 정도 빠른 기록”이라며 “카니발라이제이션(후속 제품 출시로 인한 자기 잠식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테라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의 맥주 판매량은 444만상자로 전년 동월(348만상자) 대비 2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라는 214만 상자에서 246만 상자로 15% 늘었고 ‘필라이트’는 80만상자에서 86만상자로 7.5% 성장했다. 기타 브랜드 역시 44만상자에서 46만상자로 소폭 늘었다. 켈리는 지난달 74만7000상자가 판매됐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켈리 출시로 인한 자기 잠식은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옛 하이트맥주)는 맥주 시장에서 줄곧 부동의 1위를 지키다 지난 2011년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에 처음 1위 자리를 내줬다. 김 대표는 “2011년 4월 하이트맥주 사장에 취임했는데 그때부터 맥주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잘한 게 없으니 책임자로서 그동안은 할 말이 없었던 것”이라며 “켈리를 내놓은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언론 인터뷰는 하이트맥주 사장 취임 당시 이후 12년 만이다.
김 대표는 대대적인 신제품 프로모션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적자에 대해서는 두렵거나 무섭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적자 난 회사는 망하지 않지만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없는 회사는 망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와 시장이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굉장히 위험한 시그널”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테라가 첫해 1590만상자가 팔렸는데 올해 켈리가 1200만~1500만상자 정도 팔린다면 굉장히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롯데칠성음료의 제로(무설탕) 소주 ‘새로’가 인기를 끌며 MZ세대 사이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이트진로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10개 회사가 경쟁하는 국내 소주 시장 규모는 1억1600만상자인데 이 중 지난해 판매량을 기준으로 67%에 해당하는 7780만상자가 하이트진로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주는 시장 1위를 굳힌 상태이고 진로를 제로 소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식품 대기업 최초로 100주년을 맞는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진로는 1924년, 하이트맥주는 1933년 설립됐다. 하이트맥주는 지난 2011년 진로를 인수·합병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주류 회사인 하이트진로를 출범시켰다. 김 대표는 “현재 갖고 있는 경쟁 상황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백년 기업에 걸맞는 ESG(환경·책임·투명 경영)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에 발맞춘 제품으로 100년 이후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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