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KIA 단장 “과감한 트레이드 한다, 단 손해는 안 봐” [KIA 단장 취임]

“선수들을 믿을 거다. 그리고 과감한 트레이드도 할 것이다. 하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다.”

심재학 KIA 타이거즈 신임 단장이 취임 일성으로 ‘과감한 트레이드’를 천명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약점을 메우는 전력 보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손해 보는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분명하게 전했다.

심재학 KIA 신임 단장이 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임식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타이거즈 프런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1995년 프로에 입단한 심재학 단장은 LG 트윈스(1995~1999년), 현대 유니콘스(2000년), 두산 베어스(2001~2003년)를 거쳐 KIA 타이거즈(2004~2008년)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키움 히어로즈(2009~2018년)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거친 심 단장은 2019년 해설위원을 맡아 야구팬들과 소통을 이어왔다. 올해엔 WBC 야구대표팀 QC/타격 코치를 맡아 현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다양한 프런트로의 경험을 가진 심재학 단장이지만 프런트는 처음이다.

KIA 유니폼 점퍼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심재학 단장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향후 계획과 목표 등을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포수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에 대해선 분명한 기준을 정했다. 해설위원으로서 외부에서 본 KIA의 전력에 대한 인상과 평가를 묻는 질문에 트레이드와 관련한 이야기를 먼저 언급했다.

심 단장은 “평소 팀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케미스트리다. KIA는 그것이 굉장히 잘 되어 있는 팀”이라며 “내가 팀에 와서도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고 싶은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김종국 감독이 아무런 잡음없이 잘 이끌고 있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소 외부에서 느꼈던 KIA에 대한 이미지를 전했다.

전력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트레이드를 화두로 꺼냈다. 심 단장은 “지금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많은 궁금해 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것(트레이드)일 텐데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고 싶다”면서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 선수들을 믿고, 뭐랄까 동기부여를 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밖에서 기자분들이 보는 시선과 내가 보는 시선이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다. 서로 만나서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더 잘되는 팀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20대 포수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심 단장이 언급을 꺼린 선수 실명은 정황상 팀의 주전 포수 자리를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는 한승택과 주효상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 겨울 주효상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올 시즌 초반 여전히 포수진 약점을 지웠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 시즌 KIA 포수진 타율은 0.118로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다. 장타율 0.132도 리그 유일의 포수진 장타율 1할대 수치다. 포수진 WAR은 –0.53, wRC+ 수치도 0.3으로 이 역시 압도적인 리그 꼴찌 수치다.

이처럼 안방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심 단장의 부임으로 트레이드 등을 통해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심 단장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믿고 더 신뢰하는 방향을 택하겠다는 청사진을 전했다.

그러나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다. 심 단장은 힘 있는 목소리로 “선수들을 믿을 것이다. 그리고 과감한 트레이드는 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단호하게 “하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라는 트레이드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심 단장은 ‘과정이 납득이 되는 중요한 결정’을 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밝혔다. 결국 종합하면 KIA는 합리적인 트레이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 단장과 함께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전력 유출과 지명권을 내주는 등으로 유망주 출혈이 없는 선에서 진행할 KIA발 트레이드는 다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광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