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하늘에 맹세…이재명과 둘이 그림 그리며 논의"
기사내용 요약
李 공직선거법 재판 이어 정진상 공판서도 '그림'
자금 대가로 민간업자 수용안 李 인지했단 주장
유동규 "하늘에 맹세코 이재명과 둘이 얘기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공약 이행을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민간사업자들의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를 수용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당시 이 대표가 성남 제1공단 부지 공원화 사업을 위한 1천억원대 자금이 마련되면 민간업자들과 사업을 진행하도록 자신과 협의했고, 직접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했다는 것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정 전 실장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신문은 유 전 본부장이 2014년 4월 성남시청 시장실에서 이 대표와 대면했다고 증언한 부분에 집중됐다.
'정영학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토지수용 문제와 관련해 남욱 변호사에게 '포장해서 시장님한테 던져주면 된다.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진짜 너하고 나만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도 다뤄진 내용이다. 당시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이 같은 내용을 정 전 실장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부분 등을 거론하며 신빙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시장이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고 그림을 그려가며 '나는 1공단만 있으면 돼. 다른 건 필요 없어"라고 했다"며 "공약 이행이 중요하기에 형태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실장 측이 '당시 증인은 대장동 사업에서 1000억원을 만들면 남욱 등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나'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씨가 나한테 그렇게 얘기를 했다. 시장실에 앉아 둘이 그림까지 그려가며"라고 받아쳤다.
정 전 실장 측이 '증인이 그런 인식을 갖고 있었느냐'고 재차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시장과 협의했으니 그런 인식을 같고 있었던 것은 맞다. '증인도'가 아니라 (이 대표와) 같이 갖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증언에 대해 신빙성 지적을 계속하는 정 전 실장 측에 "이 자리에서 하늘에 맹세코 말하겠다. 나는 이재명과 머리를 맞대고 1공단 면적을 그림 그려가며 논의했다"며 "명확한 것은 나와 이재명 둘이 있을 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입장을 선회하기 이전 검찰조사에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을 수 있습니다"라고 추측성 표현을 한 것을 지적하는 질문에는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이재명에 대해 가급적 (말을) 꺼내는 것이 두려웠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일부러 추측성으로 말한 게 아니고 여지가 있도록 말한 것이다. '이재명과 머리 맞대고 했다'는 고자질을 당시만 해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정 전 실장 측이 '포장해서 시장님께 던져준다는 워딩을 보면 실제 내용을 그대로 보고하는 것이 아닌, 적절히 포장해 보고하면 통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냐'고 다그쳤지만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에게 그게 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정 전 실장 측은 대장동 사업 개발 방식, 토지수용 방식 등 민간사업자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거절했다며 결탁 의혹을 부인했는데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시작하며 남욱에서 김만배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며 "김만배는 민간사업보다 공영개발을 통해 공모에 당선되면 본인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그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은 김씨와 같은 무리인 만큼 전체 과정에서 뇌물 혐의가 성립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신문에서 유 전 본부장은 법조계 인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대표에게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2014년 이후 최재경을 이재명에게도 소개했고, 수내동 복집 끝방에서 만나게 해줬다"며 "최재경이 이재명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하며 종종 봤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김만배씨 등 민간사업자에게 대장동 사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인 24.5%(약 428억원)를 나눠 갖기로 약정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맡으며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7회에 걸쳐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고도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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