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동 성범죄 '미끼'…메타버스 아바타 처벌 '0건' [메타버스로 번진 아동 성범죄 2편]

[EBS 뉴스12]

지금까지 메타버스를 이용한 아동 대상 성범죄로 처벌받은 가해자는 모두 12명입니다. 

그마저도 모두 오프라인으로 유인해 벌어진 범죄이고, 메타버스 안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처벌받은 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메타버스 성범죄 판결문 분석 결과를, 서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EBS 취재팀은 메타버스를 매개로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의 판결문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형사 처벌을 받은 가해자는 12명, 피해자는 모두 미성년자인데, 8살 어린이도 포함됐습니다.

아바타 아이템이나 상품권을 빌미로 나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고, 이런 행위나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오프라인에서 만나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인터뷰: 송봉규 교수 / 한세대 산업보안학과

"이전에는 물리적 공간에서 발생하던 범죄가 조금씩 사이버 범죄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제는 사이버 공간이 중심이 되는 범죄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성폭력도 문젭니다.

지난해 한 30대 남성은 9살 여학생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 메타버스에서 63차례에 걸쳐 성착취를 일삼았습니다.

해외에선, VR기기 이용자들 간의 성폭력이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용자들은 실제 같은 가상현실을 경험하기 때문에, 성폭력이나 성학대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메타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자체로 국내에서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처벌을 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 성범죄를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아동 청소년인지 알지 못했다면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은 겁니다.

지금까지 메타버스에서의 성범죄를 처벌하거나 감시를 늘리자는 법안이 4건 발의됐지만,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바타를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오지원 변호사 /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아바타의) 성적 인격권까지도 보호 대상으로 넓히고, 모든 행위를 처벌하자는 건 아니지만, 일정 범위의 어떤 심각한 유형에 대해서는 처벌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당연히 있는 거죠." 

또, 메타버스 범죄나 텔레그램 범죄 등 플랫폼 특성에 맞게 실태를 관리하고, 별도의 수사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