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가수 싸이엔 관심 없어도 '흠뻑쇼'는 하나의 문화 됐죠"

공연 실황 영상 디즈니+ 공개…"아이돌 아닌 K팝 가수로 OTT 진출 뿌듯"
올해로 11년 맞은 '흠뻑쇼'…"대중이 원하는 한 계속 춤추고 노래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콘셉트가 지속되면 스타일이 되고, 스타일이 지속되면 문화가 되죠. 이젠 가수 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한테도 여름엔 '흠뻑쇼'에 가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수 싸이의 대표적인 공연 브랜드 '흠뻑쇼'의 지난해 공연 실황이 지난 3일 동영상 스트리밍(OTT) 플랫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다.

싸이는 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10여년간 '흠뻑쇼'를 통해 35만 관객과 함께하며 느낀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소개했다.

2011년 시작된 '흠뻑쇼'는 말 그대로 관객이 물에 흠뻑 젖어 즐기는 콘서트다.

'공연의 신'이라고 불릴 만큼 무대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싸이의 히트곡들을 더운 여름 시원한 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다.

싸이는 월드컵 기간 거리 응원을 보고 처음 '흠뻑쇼'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많은 인파가 같은 색 옷을 입고 한 마음으로 노래하는 게 얼마나 뭉클한 지를 거리 응원을 보고 느꼈어요. 이런 공연 브랜드를 만들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파란 옷을 맞춰 입고 물처럼 청량한 경험을 주는 테마파크 느낌의 음악 공연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흠뻑쇼는 가수와 관객 모두 온몸을 불사르며 즐기는 축제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다른 공연보다도 관객의 열정적인 참여가 특징으로, 이번 공연 실황 영상에도 이러한 관객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현장음을 크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나를 가수 싸이로 만들어주는 건 관객의 존재"라며 관객을 향한 넘치는 애정을 드러냈다.

"제 공연 관객에게는 미칠 광(狂) 자를 써서 '광객'이라는 별명이 있죠. 소위 고급스러운 '똘끼'로 가득 찬 제 관객들이 저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배 나오고 아이 둘 가진 마흔 다섯살 아저씨인 저를 가수 '싸이'로 살 수 있게 해주시는 분들이죠."

40대에 접어든 싸이지만 '흠뻑쇼' 관객의 평균 연령은 여전히 20대를 유지하며 젊은 층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싸이는 수십 년 전에도, 지금도 그 시기의 20대에게 사랑받는 가수인 것에 대해 "내가 아직 '현역'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 같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 실황 영상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본 공연 현장과 배우 마동석, 방탄소년단 슈가 등 특별 게스트와 싸이의 호흡, 공연 비하인드(뒷이야기) 등 다채로운 풍경이 담겼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에서 영상을 공개하게 된 것에 대해 싸이는 "현재 K팝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아닌 기성 가수로서 이러한 글로벌 OTT에 출연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춤, 노래뿐 아니라 무대 기획과 연출까지 모두 직접 관여하는 싸이는 "가수 싸이가 무대에서 행복하기 위해 무대 밑 '연출가 박재상(싸이의 본명)'은 집요하고 고통스러운 준비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공연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1천500여명에 달하는 '흠뻑쇼'의 스태프들에 대해선 "이 모든 스태프가 한 몸처럼 움직여 나온 결과물이 '흠뻑쇼'이고, 싸이는 한 사람이 아니라 이 1천501명의 사람이 모두 싸이인 셈"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흠뻑쇼'와 가수 싸이의 '유통기한'은 "대중이 원할 때까지"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올해도 신곡 작업과 대학 축제, '2023 흠뻑쇼' 준비로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그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연과 음악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공감'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걸 보면 저는 저절로 행복해지는 사람이에요. 일이든 일상이든 저는 '공감대'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있죠.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모두 공감대를 위한 것입니다."

wisefoo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연예일반